바닥에 쓰러져 머리 부딪혔다고 신고 경찰, 부검으로 심하게 맞은 흔적 찾고 집안 곳곳에 핏자국
우베 한 영사가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주재 독일 외교관이 동성(同性)배우자를 살해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7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독일영사관 소속 우베 한 영사는 지난 5일 벨기에 국적 남편인 발터 비오트가 집에서 쓰러져 머리를 바닥에 크게 부딪혔다고 신고했다. 구조대가 이파네마 해변의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한 영사 집에 도착했을 때 남편은 이미 숨져 있었고, 한 영사는 남편이 술에 취한 채 수면제를 먹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한 영사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부검 결과 남편의 시신에는 심하게 맞은 흔적이 있었고 부부가 살던 집 안 곳곳에서 핏자국이 발견됐다. 지역 경찰은 SNS에 올린 글에서 “죽은 남편의 몸에서 발길질에, 원기둥 모양의 기구에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 등 다양한 타박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관할 경찰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아파트 바닥과 가구 등에 묻은 핏자국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한 영사의 진술에도 일관성이 없자 경찰은 6일 그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브라질 언론은 한 영사가 외교관 신분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한 영사와 비오트는 결혼한 지 20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