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폭탄에 교통대란

도로에 침수차량들 방치돼
강남 8차선 도로 진입 통제

택시 호출해도 30분째 대기
일부 지하철역 폐쇄되기도 곳곳
“출근포기” “지각” 속출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서울 지역에 쏟아져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에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된 차량이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으로 어지럽게 놓여 있다. 연합뉴스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서울 지역에 쏟아져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에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된 차량이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으로 어지럽게 놓여 있다. 연합뉴스




김대영 기자, 수원=박성훈·춘천=이성현 기자

“자가용이 침수돼 시동이 안 걸리더라고요. 출근 포기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 씨는 9일 “이른 아침 회사로 향하는데 오늘만큼은 도저히 출근할 수 없었다”며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가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도 이용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이용요금의 3∼4배를 받는 ‘카카오 블랙’ 택시를 호출했지만, 30분 넘게 배차를 받지 못했다”며 “회사에 자초지종을 말하고,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장인 정희수(33) 씨도 “자가용으로 대치동에서 강남역까지 이동하는 데 1시간이나 걸려 회사에 지각했다”며 “침수된 차량이 그대로 방치돼 있던 탓에 마땅한 주차 장소를 찾는 데도 애를 먹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9일 오전 침수로 폐쇄된 서울 동작구 지하철 9호선 동작역사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휴대전화 등으로 대체 교통수단을 알아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
9일 오전 침수로 폐쇄된 서울 동작구 지하철 9호선 동작역사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휴대전화 등으로 대체 교통수단을 알아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내린 시간당 90㎜가 넘는 기록적 폭우로 인해 수도권의 교통망이 침몰하면서 ‘출근 대란’이 발생했다. 실제 이날 오전 7시 20분쯤 찾은 서초동 진흥아파트사거리와 대치동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는 침수 피해를 본 수십 대의 차량이 폭격을 맞은 듯 도로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진흥아파트사거리의 경우 왕복 6차선 도로 중 2개 차로만 운행이 이뤄졌으며,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는 도곡로 방면 8차선 도로 전체에 대한 진입이 통제되면서 극심한 차량정체가 발생했다.

8일 오후 9시 시간당 강수량이 전국 역대 최다인 136.5㎜를 기록한 서울 동작구 지역의 기상 레이더 모습.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8일 오후 9시 시간당 강수량이 전국 역대 최다인 136.5㎜를 기록한 서울 동작구 지역의 기상 레이더 모습.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정부는 서울·인천·경기 소재 행정·공공기관과 그 산하기관 및 단체의 출근 시간을 오전 11시 이후로 조정하도록 했지만,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김모(27) 씨는 “출근 시간이 조정된다는 재난 알림을 받았지만, 공지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평소대로 출근길에 나섰다”며 “이미 9호선 지하철을 탑승한 뒤에야 회사로부터 출근 시간이 조정됐다는 연락을 받아 괜한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의정부에서 양재역 근방으로 출근하는 김모(31) 씨도 “아침 7시까지 출근 시간과 관련한 연락을 받지 못해 희망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근과 동시에 퇴근 상황을 우려하는 시민도 많았다. 직장인 박진세(36) 씨는 “전날 퇴근길에 도곡역에서 오금역까지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다”며 “비가 너무 많이 온 탓에 수서IC로 가는 남부순환로에서만 30분 동안 차가 정체됐다. 어쩔 수 없이 우회해서 대청역, 일원역 쪽으로 돌아왔는데 오늘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망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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