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암 연구소 연구팀
흡연·음주, 식습관·약물 등
약 30만 명 비교·분석 결과
“생활요인 영향 크지 않아”


암세포와 DNA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암세포와 DNA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남성이 여성보다 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그동안 명확하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에서 남녀 간 생활방식이나 습관의 차이가 아닌 본질적인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이 같은 발병률 격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8일(현지시간) UPI 통신에 따르면 미국 암 연구소(NCI: National Cancer Institute) 산하 암 역학·유전학 연구실의 새러 잭슨 박사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 of Health)과 미국은퇴자협회(AARP: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가 29만4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식사·건강 연구’(Diet and Health Study)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분석 대상이 된 29만여 명은 연령대가 50~71세였으며 남성 17만1274명, 여성 12만2826명이었다. 또 이 가운데 2만6693명(남성 1만7951명, 여성 8742명)이 암 환자였다. 연구팀은 생식 관련 기관을 제외하고 신체 다른 부위에서 남녀가 함께 발생한 암의 성별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은 갑상선암과 담낭암 등 2가지 암만 제외하고 모든 암 발생률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모든 부위의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1.3~10.8배 높았다.

암 종류별로, 남성의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은 식도암으로 여성의 10.8배였다. 그다음으로 후두암이 3.53배, 위 분문(gastric cardia)암이 3.49배, 방광암이 3.33배 높았다. 게다가 간암, 담관암, 피부암, 대장암, 직장암, 폐암 발생률도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이 같은 발병률에 따라 연구팀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행동(흡연, 음주) ▲인체 측정 자료(체질량 지수, 신장) ▲생활 습관 요인(신체활동, 식습관, 약물 복용) ▲과거 병력 등의 남녀 간 차이가 암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계량해 봤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은 암 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최대 폐암의 50%에서 최저 식도암의 11%에 이르기까지 그리 크지는 않았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암에 잘 걸리는 이유가 남녀 간 생활 방식의 차이라기보다는, 본질적으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암 학회(American Cancer Society) 학술지 ‘암’(Cancer)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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