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버킨백. 에르메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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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로렌도 2분기 8.3% 증가
유통·반도체 침체현상과 대조적


‘명품 패션’(Luxury apparel) 업체들이 잇따라 견조한 2분기 성적을 발표하며 ‘실적파티’를 벌이고 있다. 유통과 반도체 등 기업들이 고(高)인플레이션발 경기침체 우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고가 명품을 주로 소비하는 부유층의 소비력은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베르사체, 지미추, 마이클코어스 등을 보유한 카프리는 전날 2분기 매출이 13억6000만 달러(약 1조7600억 원)로 전년 대비 8.5%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랄프로렌 역시 같은 날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14억9000만 달러(1조952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 시장인 중국 매출이 ‘제로’ 코로나19 정책 여파로 타격을 입었지만 유럽과 미국 소비가 살아나면서 두 회사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유럽 명품 업체들도 선전했다. 루이비통, 크리스챤 디올 등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구찌 등을 보유한 케링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8%와 23% 늘었다. 특히 에르메스는 올해 가격을 4%나 올렸지만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둔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르메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었다. 로이터는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디자이너 브랜드에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고소득층에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억눌렸던 부유층의 소비심리가 명품 쇼핑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일반적인 소비 브랜드들이 실적 위축을 경고하고 나선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미국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저소득층 고객을 중심으로 저렴한 메뉴를 찾고 세트 대신 단품을 주문하는 현상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월마트 역시 2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하며 “소비자들이 식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의류 구입을 줄이거나 더 싼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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