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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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독자 1200여명과 첫 북토크

“세상엔 불공평한 게 많아도
인생은 모험… 전진합시다”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10일 저녁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 1200여 명 독자들 앞에 선 이민진(53·사진) 작가는 자신의 소설 ‘파친코’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을 읊었다. 애플 TV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 소설은 얼마 전 한국어 개정판이 나왔다. 이를 기해 방한한 이 작가는 이날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이미 첫 장 첫 줄에 있다”면서 “억압을 받고 낙심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매일 억장이 무너지곤 해요. 그래도 전진합시다. 인생은 아름다운 모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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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 토크는 영어와 동시통역 자막으로 진행됐으며, 오후 7시에 시작해 두 시간 넘게 이어졌다. 관객 대다수는 20∼30대 여성들로 ‘파친코’뿐만 아니라 작가의 데뷔작인 ‘백만장자의 공짜 음식’과 차기작 ‘아메리칸 학원’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정체성, 역사, 페미니즘, 가족, 꿈, 사랑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 작가의 생각을 궁금해했다. 특히, 한·일 관계와 역사적 진실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이 작가는 이에 대해 “역사란 아주 복잡한 것이고 단순하게 좋은 편과 나쁜 편으로 나눌 수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것만이 다음 세대를 자유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광복 77주년이라는 진행자의 말에 한국어로 “만세!”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미국 사회 내 아시아인 차별에 대해서도 꾸준히 비판 발언을 해 온 이 작가는 한국 사회에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한국도 피해자이지만 한편에선 가해자다. 역사적으로 한국도 부도덕한 일에 참여하지 않았느냐”고 꼬집고, “한국인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싶은 만큼 한국 사회의 외국인들에게도 똑같이 대해야 한다. 역사의 진실을 전하는 데 힘쓰고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설 ‘파친코’는 현재 국내 주요 서점 판매 1∼2위에 올라있다. 후속편을 기대하는 독자들도 많다. 이 작가는 “절대로 속편을 쓰는 일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는 “이제 이야기는 독자들의 몫이고, 등장인물도 독자들의 인물”이라며 “내 상상보다 독자의 상상이 훨씬 크고 강력하다. 모두 그 찬란하고 화려한 경험을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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