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로 통하는 진입로인 남한산성로(편도 1차로)에서 인부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성훈 기자
11일 오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로 통하는 진입로인 남한산성로(편도 1차로)에서 인부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성훈 기자


기록적 폭우에 고립지역 속출
광주 검복리 마을 차량통행 막혀
굴착기로 토사 등 제거작업 한창

주민들 “며칠째 병원에도 못가”
피해복구 작업 더뎌 “눈앞 캄캄”


광주(경기)=박성훈·춘천=이성현 기자 pshoon@munhwa.com

“외부로 통하는 길이 산에서 쏟아진 토사와 바위에 막힌 지 어느새 닷새가 됐습니다. 휴대전화도 불통이라 어디 하소연을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네요. 오지가 따로 없습니다.”

11일 오후 남한산성 동문에서 수해지역인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로 통하는 진입로(편도 1차로)를 따라 약 250m를 내려가자 굴착기가 삽을 바쁘게 움직이며 덤프트럭에 도로에 쏟아진 흙을 퍼담고 있었다. 지난 8일 수도권 일대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 10시쯤 남한산(해발 522.1m)과 한봉(418.1m) 등 산간 중턱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지 닷새 가까이 됐지만 차량 통행이 가능한 수준의 응급복구도 아직 이뤄지지 못한 상태였다. 산림이 우거져있던 산등성이에는 거대한 호미로 긁어낸 듯 시뻘건 흙이 드러난 골짜기가 곳곳에 생겼다.

바쁘게 움직이는 장비를 옆에서 지켜보던 인근 식당 주인 장종도(67) 씨는 “복구가 언제나 끝날 것 같으냐”는 질문에 한숨을 쉬며 “한 달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식당에 살림을 차려놓고 사는데, 전기가 끊어진 탓에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음식이 다 쉬어 먹을 것도 없고 병든 아내도 며칠째 병원에 못 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진입로 옆에서 농장과 채소 판매장을 운영 중인 안수강(62) 씨도 “농작물 판매와 출하를 못 하는 것도 문제지만 농장과 과수원 안으로 밀려온 토사를 언제 다 정리할지 눈앞이 캄캄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검복리에는 100여 가구에 232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이곳에만 다섯 군데에 산사태가 나면서 마을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민들은 대부분 마을회관에 모여 광주시청과 봉사단체 등에서 보내준 구호물품과 음식으로 연명하고 있다. 주민 안윤희 씨는 “외지에서 대리운전을 하는 남편은 며칠째 집에 못 들어오고 있고 나 역시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직장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쓰러진 전봇대 등 전력·통신 설비 복구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 기관 지원을 받아 비상 발전기 등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에도 고립 마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원 영월군 남면 북쌍3리는 진입로인 북쌍교 침수로 20가구 50명이, 홍천군 내촌면 화상대1리는 내촌천 옆 진입로 침수로 20가구 주민 45명이 고립 상태다.
박성훈
이성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