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사적 문제 많은 인물이 비전문 보직으로 이동
상수도본부는 기술 모르는 행정직 간부로만
‘공석 논란’ 안전총괄실 간부 발령일은 앞당겨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8기를 이끌어 갈 첫 고위 간부 인사가 연이은 돌발 변수 속출로 전격 단행됐다. 애초 서울시의 3급 이상 간부 인사는 19일 자로 예정되어 있었으며, 12일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8일부터 서울 전역에 내린 폭우로 발생한 인명·재산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의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또 기획조정실장 임명 ‘재수’에 나섰던 황보연 기조실장 직무대리가 또다시 대통령실 인사검증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인사가 크게 꼬여버렸다. 결국, 일부 보직에 대한 인선을 변경하면서 앞으로 일정 기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민선 8기 첫 시 고위 간부 전보 인사에서 오 시장이 다시 기획조정실장으로 내정해 임명을 밀어붙였던 황 직무대리는 대통령실 인사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돼 경제정책실장으로 이동하게 됐다. 시는 후임 기획조정실장으로 정수용 복지정책실장을 내정, 대통령실에 인사검증을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시 기조실장은 대통령이 임면권을 갖는 국가직 공무원이다. 황 직무대리는 지난해 4월에도 오 시장이 기조실장으로 내정했지만 ‘한남3구역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검증에서 최종 탈락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황 직무대리에 대해 지난해 말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자체 종결했지만, 수사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이 검찰에 제기됐고 조사가 거듭되면서 대통령실에서도 ‘(황 직무대리는)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황 직무대리 후임으로 깜짝 내정된 정수용 실장은 행정고시 35회 출신으로 김의승 행정1부시장보다 고시 1기수 선배다. 시 공무원들은 정 실장에 대해 “무색무취하고 지역색·정치색이 옅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황 직무대리 발 악재는 다른 보직 인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상수도사업본부의 경우 이대현 평생교육국장이 가게 되면서 행정직 본부장·부본부장 체제로 올 하반기를 시작하게 됐는데, 상수도관 파열 같은 사고 발생시 기술직 간부의 보좌 없이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공·사적 영역에서 시에 많은 부담을 준 인물이 문책성 인사로 부임하게 된 도시기반시설본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전통적으로 토목직이 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에 비토목직 책임자가 왔기 때문에 토목직 공무원들이 특히 못마땅한 눈치다. 한 토목직 공무원은 “무엇보다 본부 업무에 문외한인 간부가 수장으로 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시가 허술한 수해 대책으로 비판을 받고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2015년 시청 청원경찰 부정 채용에 관여한 의혹이 불거져 파문을 일으켰던 간부도 행정1부시장 산하에 보직을 받았다. 서울시 청원경찰 채용 비리 의혹은 2016년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채용 실무를 담당했던 직원은 서울동부지법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상급 과장이었던 이 간부는 아무 징계도 받지 않고 2017년 승진했고, 해외 연수를 거쳐 자연스럽게 복귀하게 되면서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안전총괄실의 수뇌부 공백 사태는 최진석 도시계획국장과 장영민 안전총괄관을 발령내면서 일단락됐다. 두 간부는 다른 이들과 달리 12일 자로 발령이 났다.

이같은 인사에 대한 내부의 문제 제기에 대해 김상한 서울시 행정국장은 “이번 하반기 인사는 민선 8기 조직개편 사항을 적극 뒷받침하고, 서울시정 주요 핵심 사업의 성과 극대화 및 시정혁신을 가속화 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성과와 능력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함으로써 시민에게 보다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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