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열사 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했다가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열사 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했다가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5일부터 복권돼 ‘경영 족쇄’가 풀림에 따라 첫 대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 12일 복권에 대한 소감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힌 만큼, 사업장 방문 등 현장경영을 강화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광복절 연휴 기간(13∼15일) 자택에 머물며 향후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휴 이후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 등 주요 사업 부문 최고 경영자(CEO)들을 소집해 경영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에도 곧바로 삼성 서초사옥에 주요 CEO들을 소집해 현안 점검 회의를 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 5월 삼성이 발표한 450조 원 규모 투자와 8만 명 규모 신규 고용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임직원들을 독려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반도체 사업장을 찾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가전 및 정보기술(IT)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사업장을 직접 찾아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삼성의 기술력을 점검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방문 대상 사업장으로는 지난 6월 말 세계 최초로 3나노(1㎚는 10억 분의 1m) 공정을 통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제품 양산에 성공한 경기 화성캠퍼스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 당시 찾았던 경기 평택캠퍼스 등이 거론된다.

영업의 최전선인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활가전 역시 경기침체 여파로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판매사원을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일선 영업점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9월에도 추석을 앞두고 디지털프라자를 전격 방문해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꼼꼼히 살핀 적이 있다.

이 부회장이 오는 16일 열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정기 회의에 참석할지도 관심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찬희 준법위원장과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준법경영’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재계 일각에선 현재 비상근 임원인 이 부회장이 이번 복권 조치에 따라 상근 임원으로 다시 신분을 전환하고, 서초사옥 집무실에 정식 출근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1991년 부장 직급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2001년 상무보에 선임되며 임원에 올랐고, 이후 정기적으로 회사에 출근하며 상시 업무를 보는 상근 임원으로 재직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받고 영어의 몸이 되면서 회사 내 지위가 ‘비상근 임원’으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후로도 취업제한 논란 등을 의식해 비상근 임원 신분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 내 비상근 임원은 이 부회장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5명뿐이다.

최준영 기자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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