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트진로 기습점거 농성
입구부터 옥상까지 불법점거
사측 “영업 방해” 손배소 청구
퇴거명령 등 공권력 행사 요청
“왜 사무실로 출근도 못하게 하는 겁니까. 직원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건가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 70여 명은 16일 오전 6시 10분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사옥을 불법점거해 농성에 나섰다. 이들은 출근한 하이트진로 직원들이 본사로 들어갈 수 없도록 건물 정문을 몸으로 막고, 로비까지 점거하며 농성을 지속했다. 일부 노조원은 옥상으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며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담은 현수막을 건물에 걸었다.
하이트진로 직원 수십 명은 정해진 출근 시간이 지난 8시 40분까지 건물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하이트진로 직원들이 언성을 높이고, 서로를 밀치는 등 몸싸움도 벌어졌다. 하이트진로 직원 김모(36) 씨는 “대체 직원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본사까지 들어와 출근을 못하도록 막느냐”며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농성이 지속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노조원은 인화물질인 시너를 본사로 반입했다. 김경선 화물연대 대전본부장은 “일부 노조원이 시너를 건물로 반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의 강경 진압을 우려해 극단적인 선택도 불사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노조원과 하이트진로 직원들의 충돌 양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이날 오전 8시 40분쯤 경찰 통제하에 직원들의 본사 진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농성에 나선 노조원들은 여전히 건물 입구부터 로비까지 점거를 풀지 않았으며, 옥상에서도 10여 명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 본부장은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17일에도 마찬가지로 건물 입구와 로비, 옥상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겠다”며 “다만, 직원들의 출근을 막는 형태의 농성은 벌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의 본사 점거 시위와 관련, 하이트진로 측은 명백한 불법적인 영업방해인 만큼 경찰이 즉각적인 퇴거 명령 등 공권력을 적극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사업장에 대한 불법점거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수양물류 측이 노조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러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충북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이자 자회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은 앞서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의 영업 방해 등으로 60억 원가량의 피해를 입었다며 화물연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대영·김만용 기자 bigzer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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