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심용보(34)·박샘(여·33) 부부



2020년 10월이었습니다. 전에 다니던 직장의 동료가 제게 여자친구를 소개해 준다고 했어요. 사진으로 봤을 때는 이상형까지는 아니었어요. 큰 기대 없이 소개팅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 순간,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날 밥을 먹고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바 형태의 자리에 앉아서 저를 지긋이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에 완전히 반했습니다. 이후 일주일 동안 3번을 만났습니다. 대화하면서, 눈을 마주치면서, 산책하면서 서서히 물들어 버렸네요.

요조숙녀처럼 보이던 아내가 제 손을 먼저 잡았을 때, 정말 놀랐어요. 반전 매력에 확신은 더욱 깊어갔죠. 아내가 잡은 손을 제가 놓지 않으면서 연애는 자연스럽게 시작됐습니다.

평생을 함께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더운 8월 등산을 가서예요.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꼭 해봐야 하는 일로 사람들이 힘든 등산을 꼽죠. 힘든 순간에 짜증 부리는지, 묵묵히 상대를 챙기면서 해야 할 바를 하는 사람인지 알아볼 수 있다는 건데요. 숨이 턱턱 막히는 가운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으며 “오빠가 좋아하는 거잖아, 그리고 나랑 꼭 등산 같이 오고 싶어 했잖아. 너무 좋아!”라고 말하며 웃어주던 아내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프러포즈도 감동이었어요. 제가 먼저 당했거든요. 제가 눈치가 빠른 편인데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준비했더라고요. 아내의 진심이 담긴 영상 편지를 읽으면서 울어버렸습니다. 결혼식은 화려하기보다, 소박하면서도 저희 둘뿐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할 수 있길 원했어요. 장인어른이 축가를 부르신다기에 저도 질세라 축가를 불렀습니다. 아내가 축가에 울지 않았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사실 조금 기대했거든요.

“사랑하는 부인 샘아, 어른처럼 미래를 그려나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내가 더 잘할게. 더 사랑할게. 사랑해, 박샘.”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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