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충돌 우려 불구 하달
국방부 ‘지침 파기’주목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말 청와대 국가안보실 주도로 현장 지휘관들에게 일본 해상초계기에 대한 추적 레이더 빔 조사(照射·내리쬠) 권한을 부여하는 지침을 별도로 작성해 하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군 작전과 관련된 지침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내부적으로 ‘일본 초계기 대응지침’ 파기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일본 해상 초계기 사태 직후인 2019년 2월 군 당국은 5단계로 구성된 ‘일본 초계기 대응지침’을 하달했다. 이 지침은 같은 해 1월 작성한 ‘제3국 항공기 대응지침’보다 더욱 강화된 내용이다. ‘제3국 항공기 대응지침’은 공해상에서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제3국 항공기가 아군 함정에 다가올 경우 4단계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일본 초계기 대응지침’에 추가된 5단계 지침은 ‘군사적 민감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시행하되 현장지휘관의 자위권 차원의 대응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군 당국이 자칫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추적 레이더 조사 권한을 현장지휘관에게 위임한 것과 달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해온 중국이나 영공까지 침범한 러시아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군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는 용감하고 중국과 러시아에는 비굴하게 굴었던 외교 정책의 한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18년 12월 동해상에서 일본 P-1 해상초계기가 한국 해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에 저공 위협 비행한 것과 관련, 일본은 한국이 먼저 추적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군 당국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일은 서로 사과를 요구하며 3년째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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