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아르헨 소금호수 인수 올 3월 ‘염수 리튬’ 공장 착공 2024년 완공…연산 2만5000t 전기차 60만대 사용할 수 있어
포스코형 리튬 추출 기술 보유 배터리급 高순도 리튬 만들고 소금은 천연도로 포장재로 써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진출해 친환경 자원순환 앞장설 계획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소재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원료와 소재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지역 염호(소금호수)를 인수한 포스코그룹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리튬 추출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공기의 획기적인 단축, 수율 개선 등 생산성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리튬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리튬 광산 업계의 통상 영업이익률이 5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염호 인수를 통해 수십조 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그룹은 향후 리튬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하에 2018년 선제적으로 아르헨티나 살타주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인수했다. 지난 3월 염수리튬 상용화 공장 착공에 나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염수리튬 프로젝트는 포스코그룹 2차전지소재 사업의 근간이 될 것”이라며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리튬을 대량 확보함으로써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도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리튬 농도가 높고 마그네슘 등 불순물 농도는 낮아 뛰어난 생산성을 자랑한다. 또 글로벌 염수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인 미국 몽고메리사(社)의 조사 결과 매장량이 포스코그룹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t보다 6배 많은 1350만 t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 기반을 확보한 포스코그룹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광석과 염수를 원료로 사용해 배터리급 고순도 리튬을 만드는 고유 리튬 추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17년 탄산리튬, 2018년 수산화리튬을 각각 국내 최초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염수에는 리튬 외에도 마그네슘, 칼슘 등이 섞여 있어 리튬 생산 공정을 통해 불순물을 걸러내고, 불순물 덩어리를 리튬 염수와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생산성을 좌우하는 것이 기술력인데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 투자해 온 포스코그룹의 ‘리튬 솔루션’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성분의 염수에서도 리튬을 뽑아낼 수 있도록 다년간 포스코기술연구원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전문가들이 분석기법을 정립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이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안데스산맥 해발 4000m 고지의 염호.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그룹은 2024년 상반기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공장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산 규모는 2만5000t으로 이는 전기차 약 60만 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그룹은 추가 투자를 통해 2024년 말 양산 규모를 5만 t, 2028년까지는 최대 10만 t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전기차와 2차전지는 친환경 기술에 속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부산물과 환경 변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해 기술력을 키워 온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에서 친환경 리튬 공정을 실천하고 있다.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해발고도 4000m에 위치해 있는데 고지대에서는 용수를 적게 사용할수록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포스코형 염수리튬 추출기술은 ‘폰드(연못)’에서 염수를 말리는 자연증발법보다 더 낮은 농도에서 인산리튬 형태로 리튬을 추출하기 때문에 동일한 양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염수 사용량도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또 폰드 농축 중 발생하는 리튬 손실이 적어 수율이 높고, 인산리튬 형태에서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쉬워 용수도 적게 사용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리튬 추출 후 남은 소금은 비포장도로에 뿌리고 있는데, 이 경우 도로가 단단해지며 자연스럽게 천연 도로 포장재 역할을 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자연증발법은 염수를 2년이라는 장시간 동안 초고농도로 농축해 리튬을 생산하는 반면 포스코형 기술을 활용하면 농축 기간이 단 3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농축 기간이 짧은 만큼 농축에 필요한 폰드 면적도 작고, 리튬 회수율도 자연증발법보다 높다”고 했다.
기술 개발 노력과 선제적 투자로 2차전지소재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포스코그룹은 사업 성장 목표도 대폭 상향 조정했다.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을 연산 40만 t에서 기존 목표의 152%인 61만 t으로 조정했고, 음극재는 26만 t에서 32만 t, 리튬은 22만 t에서 30만 t, 니켈은 14만 t에서 22만 t으로 각각 올렸다. 이를 통해 매출 4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소재 사업 공급망은 전기차용 배터리 등에 필요한 양극재, 음극재를 생산하는 회사와 이에 필요한 리튬, 니켈, 흑연 등의 원료를 가공·공급하는 원료공급사로 구성되는데 포스코그룹은 이 모든 공급망을 자체 구축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폐배터리로부터 니켈,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사업에도 진출해 친환경 배터리 자원순환에 앞장설 계획이다.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선제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로 육성해 온 2차전지소재 사업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포스코그룹의 양·음극재 사업은 2015년 380억 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정대헌 포스코케미칼 에너지소재사업부장은 “양·음극재 사업은 포스코그룹의 원료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 기반을 착실히 다져 왔다”며 “앞으로 차세대 2차전지용 양·음극재 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 생산능력 구축,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