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100일 지지율 24%
與, 국정 도움은커녕 혼란만 가중
소극적 이질적 지지층 열망 식어
話法개선 인적쇄신은 단기 처방
4대 개혁과 사회 갈등 해소 위한
미래비전委 설치 民意 아울러야
출범 100일을 갓 넘긴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부산·충청 등 주요 격전지에서 승리한 사실은 이제 먼 과거의 추억에 불과할 뿐이다. 지방선거가 끝난 6월 초순을 고점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계속 떨어졌다. 한국갤럽의 8월 조사에 따르면 국정 수행 지지도가 24%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지율 기반으로는 국정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원해야 할 여당인 국민의힘 사정은 더 한심하다. 이준석 당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비상대책위원회로 가며 온갖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는 양상이다. 국정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혼란만 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정부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 국민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검사의 논쟁형 말투는 국민에게 국정을 설명하는 대통령의 화법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다.
둘째, 대통령실의 정책 조정과 정무 기능 강화를 위해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대통령실의 홍보수석과 대변인의 교체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장의 경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대안은 단기 처방은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갈 효과적 대안으로는 불충분하다. 윤 정부에 대한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은 국정의 방향과 대안을 분명히 제시하지 못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윤 정부가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이 무엇인지 뚜렷이 알 수가 없다는 말이다. 물론 ‘공정과 상식’이라는 대표적인 구호와 인수위가 발표한 ‘다시 뛰는 대한민국’의 110대 국정과제도 있다. 그러나 공정하게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그런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국민이 윤 후보를 지지한 것은 뚜렷한 국정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 아니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내로남불’의 위선에 염증을 느낀 대다수 국민이 정권교체를 열망했기 때문에 지지했다. 즉, 윤 후보 지지자들은 특정한 가치관이나 정책을 공유하는 열성 지지자가 아니라, 우선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소극적 지지자이며,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이질적인 집단이다. 따라서 이들은 까다롭고 선호를 맞추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100일을 갓 지난 윤 정부의 지지율이 하락한 근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과도기의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비전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다양한 선호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이러한 과도기에 새로운 국정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적 타협과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 바로 윤 정부의 시대적 과제다. 지난 대선에서 끌어내지 못한 국민적 합의를 새롭게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수뇌부와 소수의 정책 전문가가 아이디어를 짜내서 될 일이 아니다.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이라며 한 치도 민의에 어긋남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
특정한 정치적 편향에 따라 상의하달(上意下達)식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합의 방식이 필요하다. 당장에 시급한 연금·노동·교육·공공 부문 개혁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크게 충돌한다. 사회 갈등 속에서 국가적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층과 지역, 세대와 성별, 그리고 보수와 진보를 공정하게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과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이렇게 도출된 정책 비전과 대안은 차기 정부에서도 유효할 게 틀림없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나, 사회 각층의 비판적 목소리를 아우르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국민적 신뢰를 받는 사람들로 ‘국가미래비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여기에서 도출된 새로운 미래상을 달성하기 위해 윤 정부가 힘껏 노력한다면 국민의 지지도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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