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과정서 尹대통령 측과 갈등·봉합 반복에
“尹은 통 큰 이미지라서 털고갈 수 있겠다 생각
그게 아니라서 당황...국민도 속고 나도 속은 것”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측과의 마찰에 관해 “저야 선거 이기면 됐고 내 할 일 하면 되지 ‘자기 정치 이제 하겠다, 그게 뭐가 문제겠어’하고 했다”며 “알고 봤더니 뒤에서 윤핵관들이나 이런 사람들은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이런 건지 지령을 받았는지 뭐였는지 모르겠지만 정치 공작설에 가까운 행동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 정치’라는 자신의 언급에 대해 “내 이익을 위해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 싶었던 정당 개혁이라는 것들로 당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6·1 지방선거 승리 이후의 상황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그런 걸 보면서 저는 그때 2번의 ‘울산 회동’이나 ‘국회에서의 따봉’이라든지 이런 걸 보면서 ‘그래, 일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선거 결과 좋으면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왜냐하면 대통령이 제가 인식하기로는 굉장히 통 큰 이미지, 이런 게 강조되다 보니까 저런 거는 당연히 우리가 털고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그게 아니었던 것처럼 되니까 당황스러운 것”이라며 “그래서 여기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인용하자면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인용한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다’는 표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어구다. 과거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박(친 박근혜)계와 이명박 전 대통의 친이(친 이명박)계 구도를 형성하던 2008년 3월, 박 전 대통령은 그해 4월의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가 공천 배제를 당하자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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