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희승 코레일 사장

지난달 19일 대한민국 철도 128년 역사에 화물열차의 새로운 부활을 알리는 기적 소리가 울렸다. KTX 두 배 길이에 달하는 777m의 ‘장대화물열차’가 오전 5시 4분 경기 오봉역을 출발해 오전 10시 57분 부산신항역에 도착했다. 고부가가치 컨테이너를 무려 50칸이나 연결한 화물열차가 경부선에서 시속 90㎞의 속도로 영업 시험운행에 성공한 것은 대한민국 최초다.

장대화물열차(사진)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KTX 외 운송사업 손실 지속 등 영업적자 가중과 부채비율이 200% 넘는 ‘재무위험기관’에 지정됨에 따라 마련한 혁신적 자구책이다.


장대화물열차는 코레일 물류의 미래다. 널뛰는 기름값과 포화 상태인 육상물류의 새로운 대안이다. 통상 국내 화물열차는 33칸을 한 편성으로 운영하지만 60칸 이상 수송량을 배로 늘리면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저탄소·친환경 교통수단인 열차 운송으로 탄소중립에도 크게 기여한다. 같은 물량을 장대화물열차로 운송하면 도로운송 대비 탄소배출량이 연 2만7035t 줄어든다.

철도수송분담률 1% 향상 시 8000억 원가량 사회경제적 편익이 증가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장기적 국가물류비 절감 효과로 기업은 비용을 아끼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만큼 국가 물류경쟁력이 높아진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철도물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

이런 까닭에 장대화물열차 시험운행 성공은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 여러 국제철도기구에서 각별히 바라본다. 국제철도연맹(UIC) 산드라 게하놋 화물국장은 “장대화물열차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철도 수송 전환을 촉진하고 직면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허들이 있다. 60칸 이상 운행하기 위해 운행 중 열차가 잠시 대피할 수 있는 긴 선로가 필요하다. 최소한의 필요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코레일은 내년 상반기 상업운행을 목표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화물관리시스템 등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을 접목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물류 체계를 만들 방침이다. 21세기 코레일이 운영하는 장대화물열차가 물류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전환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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