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사옥. 현대차 제공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사옥.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하기로 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연내 착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당초 2025년 상반기에서 2024년 10월로 6개월 가량 완공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의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하기로 한 전기차 전용 공장의 착공 시점을 올해 10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조기 착공이 실현되면 공장 완공 및 양산 시점은 2025년 상반기보다 6개월 빠른 2024년 하반기가 된다. 미국 조지아주도 공장이 완공되는 첫날부터 즉시 인력을 투입해 공장이 풀가동될 수 있도록 하는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이처럼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미국의 IRA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서명해 시행된 이 법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이오닉 5나 EV6 등 현대차그룹이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서 수출되고 있어 이 혜택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하는데 금액이 1000만 원 정도다.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되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가격이 1000만 원씩 정도 비싸져서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서 판매하지 않는 한 사실상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의 전기차 판매 경쟁력이 수년간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외교부 등이 나서서 해당 법률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칙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하고 있지만, 현대차로서는 현지 생산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것이 현재로는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기존 앨라배마 공장에서 올해 말부터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 설비를 전환했지만, 이 정도 규모로는 아이오닉 5나 EV6 등 주력 모델을 생산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황혜진 기자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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