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년 징역형…수십년간 처벌 안해 ‘유명 무실’ 리 총리 "이게 옳은 일…국민 대부분 받아들일것"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싱가포르가 남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형법 377A’를 폐지한다. 22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전날 국경절 기념 대국민 연설에서 "형법 377A조를 폐지할 것"이라며 "나는 이것이 옳은 일이며 싱가포르인 대부분이 이젠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형법 377A조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안이 된 만큼 시대상을 반영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서는 형법 377A조에 따라 남성 간 성관계를 할 경우, 최대 2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싱가포르 법원은 지난 수십 년간 상호 동의에 의해 이뤄진 성인 남성 간 성관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그간 싱가포르 성 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정부에 법안을 폐지하라는 법적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 2월 싱가포르 대법원은 "해당 법이 사실상 시행되고 있지 않기에 동성 성관계를 한 남성을 기소하는 데 형법 377A조를 활용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해당 조항이 정확히 언제 폐지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리 총리는 무슬림·가톨릭·개신교 등 특정 종교집단의 반발을 감안해 "남성 간 성관계를 비범죄화할 계획이지만 결혼은 남성과 여성 간에 이뤄진다는 법적 정의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며 전통적인 결혼제도를 계속 지원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는 "결혼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이뤄져야 하며, 아이들은 그런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며 "전통적인 가족이 사회를 형성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