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빚 갚아라’ 판결 받았어도 면책 땐 강제집행 불가"

"채무 면책 결정은 책임의 소멸"


채무자가 파산으로 빚 면제 결정을 받았다면 이후 법원이 "돈을 갚으라"는 별도의 판결을 했더라도 채무 이행을 강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김재형)는 채무자 오 모 씨가 채권자 김 모 씨를 상대로 낸 청구 이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오 씨는 2006년 김 씨의 부친이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김 씨는 2014년 3월 오 씨에 대한 아버지 채권을 이어받았다며 양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오 씨가 소송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2014년 12월 김 씨 승소로 판결이 확정됐다. 그런데 오 씨는 2011년 12월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아 채무가 면책됐다. 김 씨는 "돈을 갚으라"는 법원 판결을 토대로 오 씨 채무에 대해 강제 집행을 하려 했고 오 씨는 이미 채무가 면책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오 씨 패소로 판결했다. 2014년 확정 판결이 이뤄지기 전 발생한 면책을 이유로 이후 이뤄진 판결에 따른 집행을 막을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채권자가 낸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있었던 면책 결정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오 씨 손을 들어주며 판결을 바로 잡았다. 대법원은 "면책 결정은 책임의 소멸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청구 이의 사유와 다르다"며 "변론 종결 전후에 발생했는지와 관계없이 청구 이의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규태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