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해군 16일 싱가포르 美 주도 동남아 해상보안훈련에 첫 인력 파견
호주 다목적공중훈련 ‘피치 블랙’에 韓日獨 첫 참가…역대 최대규모


대규모 다국적 연합훈련인 ‘2022 피치 블랙’에 최초로 참가하기 위해 지난 19일(현지 시간) 호주 다윈 기지에 착륙한 KF-16  전투기 편대 조종사들. 공군 제공
대규모 다국적 연합훈련인 ‘2022 피치 블랙’에 최초로 참가하기 위해 지난 19일(현지 시간) 호주 다윈 기지에 착륙한 KF-16 전투기 편대 조종사들. 공군 제공


미국 주도의 동남아 합동해상보안훈련(SEACAT)에 한국 해군이 처음으로 인력을 파견했다. 최근 호주 싱가포르 등 인도태평양지역에서 개최되는 다국적 공중·해상 연합훈련에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의 참가가 늘고 있어 일각에서는 대중국 포위전략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2일 한미 해군에 따르면 이달 16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제21회 SEACAT에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국가 21개국이 참가했다.대테러 훈련을 시초로 하는 SEACAT은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해상 위기 대응과 불법활동 차단에 효과적으로 협력하고자 진행하는 연례 다국가 연합훈련이다. 선박검문검색과 해상영역인식, 무인항공체계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 해상 정보공유와 선박 추적 연습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와 미국만 참가했지만 2017년부터 참가 범위가 점차 확대돼 2020년에는 한국, 일본, 호주,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20여 개국으로 늘었다.

미 해군 발표에 따르면 우리 해군은 2020년부터 참가국에 이름을 올렸으나, 인력을 SEACAT에 실제 파견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2020~2021년에는 싱가포르에 근무하는 연락장교가 훈련을 모니터하는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참관국으로서 2명을 처음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SEACAT에는 각국 해군 또는 해경뿐만 아니라 인터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유럽연합 광역 인도양 주요 해로 기구(CRIMARIO),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국립싱가포르대학 리콴유 공공정책대학, 퓨 재단,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원(RSIS) 등 비정부기구도 다수 합류했다. 미 해군은 이번 SEACAT 훈련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듯 항행의 자유와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부각했다. 칼 토머스 미 해군 7함대 사령관은 "해상 영역은 세계 경제의 생명선으로, 제대로 작동하려면 자유롭고 개방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 해군은 전했다. 이어 "우리 각국은 해상 영역을 규율하는 규범이 지켜져야 하고 그 규범이 개별 국가의 이익에 편중되지 않게 적용돼야 국익에 부합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회 동남아 합동해상보안훈련(SEACAT). 미 해군 웹사이트 캡처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회 동남아 합동해상보안훈련(SEACAT). 미 해군 웹사이트 캡처


앞서 19일(현지시각) 호주에서 시작된 호주 공군 주관 다국적 공중훈련인 ‘피치블랙’(Pitch Black)에 한국을 비롯한 독일 일본 등 공군이 처음 참가했다. 피치 블랙 훈련단장인 팀 올솝 호주 공군준장은 "이번 훈련은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역대 최대 규모의 17개 나라가 참여해 다양한 항공기로 훈련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훈련은 다음달 9일까지 3주간 열린다.

이번 훈련 규모가 커진 것은 최근 중국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더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안보에 대한 관련국들의 불안 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런 골디 오스트레일리아 공군 항공사령관은 20일 다윈 기지에서 열린 훈련 개시 행사에서 "지구 반대쪽에서도 많은 전투기가 온 것은 우리의 국제적 전개와 연대 능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팀 올솝 준장도 "이번 훈련에선 참가국 간의 공중급유 능력을 향상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훈련이 중국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특정한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많은 나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