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남짓 만에 대통령실 일부 개편을 단행한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자인하고 민심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21일 김은혜 전 의원을 홍보수석에,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신설된 정책기획수석에 기용했다. 예고된 내용인 데다, 국민이 기대했던 폭에도 미치지 못해 정치적 효과부터 미미하다.

윤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가 인사 문제로 나온다. 아직 ‘윤석열표 정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이라 20%대의 낮은 지지율은 인사와 대통령의 언행에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 문재인 정권 5년간 많은 국민은 이념적 ‘코드 인사’에 염증을 느꼈고, 윤 대통령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인사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교육·보건복지부 장관의 잇단 낙마와 100일이 넘도록 공석인 것이 상징적이다. 여당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조차 “검찰 출신을 너무 많이 쓴다거나, 아는 사람 위주로 쓴다는 비판도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충언할 정도다.

우선, 인사 라인을 포함한 인사 시스템 전반을 쇄신해야 한다. 대통령실에서 인사 업무를 관장하는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모두 수사관·검사 출신이고, 민정수석실 폐지에 1차 인사 검증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한다. 이러니 각계각층의 폭넓은 인사 추천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다. 법무부 ‘검증’에는 지체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근본적으로는 가깝고 잘 아는 사람을 쓰는 윤 대통령 스타일도 문제다. 여기에 ‘윤핵관’ 등 일부 핵심 측근의 인사 농단 조짐도 보인다.

인사가 이렇게 폐쇄적이다 보니 논란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온갖 억측이 나도는 데 대한 냉철한 접근도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문제도 국회에 떠넘기지 말고 대통령실이 앞장서야 한다. 최적 인재를 널리 발탁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과 발상의 전환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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