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23일 “제발 구질구질 하게 정치 하지들 마라”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를 비난했다.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하고, 윤핵관 측의 회유 사실까지 폭로하면서 국민의힘 내분이 ‘진흙탕’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키지 않더라도, 다소 부족하더라도, 새 정권이 안착하도록 도와 주워도 시원찮을 당이 한쪽은 탐욕으로, 또 한쪽은 응석과 칭얼거림으로 당을 혼란케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누구의 편을 들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적과 내통해서 박근혜 흔들어 한국 보수 진영을 초토화하더니 이제 갓 출범한 윤석열 정권도 흔들어 도대체 무얼 하겠다는 건가”라며 “박근혜 정권 붕괴 후 5년 이란 세월 동안 국민의 지탄과 손가락질을 받으며 이 당을 지킬 때 너희들은 도대체 뭘 했는가”라고 물었다. 이 전 대표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탄핵에 찬성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전력이 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막시무스는 자기 몸을 불살라 조국 로마를 위한 헌신을 했다”며 “막시무스는 구질구질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죽음으로 로마를 살리고 동료 검투사들에게 자유를 줬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이 살려고 동료집단을 매도하는 비열한 짓을 막시무스는 하지 않았다”면서 “더 이상 나가면 코메디가 된다. 그만 자중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판도라’에 출연해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언급하며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장군 막시무스를 경계하며 그를 죽이려고 했던 황제 코모두스에 윤 대통령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