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예산 400조 → 607조로 증가
재정일자리·文케어 등 혈세낭비
추경호 “조만간 재정준칙 설계”
“곳간의 작물들은 계속 쌓아두라고 있는 게 아니다.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에 어려울 때 쓰라고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두는 것이다.”
2019년 11월 당시 고민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 대변인은 재정을 확충하라는 각계 요구에 이같이 대응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고 의원의 발언은 이후 문재인 정부의 재정에 대한 인식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 됐다.
24일 윤석열 정부가 집권 첫해부터 재정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환하며 긴축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 5년간 악화한 재정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 2017년 본예산은 400조5000억 원 규모였으나, 올해는 607조7000억 원까지 늘었다. 문 정부는 이듬해인 2018년 지출을 7.1% 늘린 것을 시작으로 2019년 9.5%, 2020년 9.1%, 2021년 8.9% 등 총지출을 매년 큰 폭으로 늘렸다. 건강보험 고갈 원인으로 논란이 커지는 ‘문재인 케어’와 공공근로 확대 등 정부가 제공하는 일자리 확충 등에 재정이 대거 투입됐다. 재정 확대 속도만큼 나랏빚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2017년 660조2000억 원에서 올해 말 1037조7000억 원으로 5년 새 377조5000억 원(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57.2%)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4년간 나랏빚이 170조4000억 원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5년 새 정부 예산 총량이 50% 가까이 증가하고 채무가 급증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정부가 돈을 많이 뿌리면 민간 소비가 늘어 경제가 성장할 것이란 예상은 5년이 지난 지금 허구였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문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재정 확대 폭을 더욱 넓혔다. 지난 5년 동안 총 10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총 151조 원을 추가로 지출했지만 효과에 대한 검증은 없었다.
국민의힘이 지난 정부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기인한 혈세 낭비를 추궁하는 백서를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확장 기조의 재정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재정일자리·文케어 등 혈세낭비
추경호 “조만간 재정준칙 설계”
“곳간의 작물들은 계속 쌓아두라고 있는 게 아니다.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에 어려울 때 쓰라고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두는 것이다.”
2019년 11월 당시 고민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 대변인은 재정을 확충하라는 각계 요구에 이같이 대응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고 의원의 발언은 이후 문재인 정부의 재정에 대한 인식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 됐다.
24일 윤석열 정부가 집권 첫해부터 재정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환하며 긴축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 5년간 악화한 재정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 2017년 본예산은 400조5000억 원 규모였으나, 올해는 607조7000억 원까지 늘었다. 문 정부는 이듬해인 2018년 지출을 7.1% 늘린 것을 시작으로 2019년 9.5%, 2020년 9.1%, 2021년 8.9% 등 총지출을 매년 큰 폭으로 늘렸다. 건강보험 고갈 원인으로 논란이 커지는 ‘문재인 케어’와 공공근로 확대 등 정부가 제공하는 일자리 확충 등에 재정이 대거 투입됐다. 재정 확대 속도만큼 나랏빚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2017년 660조2000억 원에서 올해 말 1037조7000억 원으로 5년 새 377조5000억 원(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57.2%)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4년간 나랏빚이 170조4000억 원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5년 새 정부 예산 총량이 50% 가까이 증가하고 채무가 급증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정부가 돈을 많이 뿌리면 민간 소비가 늘어 경제가 성장할 것이란 예상은 5년이 지난 지금 허구였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문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재정 확대 폭을 더욱 넓혔다. 지난 5년 동안 총 10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총 151조 원을 추가로 지출했지만 효과에 대한 검증은 없었다.
국민의힘이 지난 정부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기인한 혈세 낭비를 추궁하는 백서를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확장 기조의 재정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