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유용’ 의혹 5시간 조사
金, 해당 의혹에 모르쇠 일관
측근 배씨에만 구속영장 신청
“대선정국 눈치보다 수사 지체
결국 검찰이 재수사해야할 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씨를 불구속 송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반면 종범이자 실행자 격인 배모 씨에 대해서는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두 사람을 공범으로 보면서도, ‘종범’에 대해서만 구속 수사를 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나오게 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대선 후보였던 이 의원의 눈치를 보며 6개월간 수사를 질질 끌다가, 공소시효를 코앞에 두고 혐의 입증을 제대로 못 한 채 검찰에 사건을 넘기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전날 김 씨를 소환해 5시간가량 조사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 씨를 법카 사적 유용 및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배 씨가 김 씨 전화를 받고 행동에 옮긴 정황이 있는 점, 배 씨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주장이 신빙성이 낮은 점 등을 근거로 김 씨에게 일정 부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현 단계에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관련 혐의로 이 의원에 대한 소환 역시 검토하지 않고 있다. 실제 경찰은 전날 김 씨를 상대로 배 씨에 대한 ‘직접 지시 및 묵인’ 여부를 물었지만, 김 씨는 “법카를 쓴 줄 몰랐다”며 일관되게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반면 경찰은 이 의원 부부의 최측근이자 ‘법카 유용의 실행자’ 역할을 한 배 씨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배 씨는 이 의원 부부와의 연결고리 전반을 전면 부인하고, “자발적인 행동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진술 등을 통해 혐의 입증이 되는 배 씨에 대해서만 영장 신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두 사람을 공범이라고 보면서도 주범 격인 김 씨는 불구속 수사를 하고, 종범인 배 씨에 대해서만 구속 수사를 하는 게 비상식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경찰이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스퍼트를 올리면서 수사 초기에 참고인 조사를 충분히 하지 못한 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둘은(김 씨와 배 씨) 명백한 공범이자 주·종범 관계인데, 경찰이 대선정국 당시 눈치보기 수사를 하면서 타이밍을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