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마치고 軍입대 강태오
“작품 잘돼 기분 좋게 떠나 다행”
“준호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영우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거예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이라고 해서 다르게 접근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해왔던 로맨스의 감정 그대로 갖고 연기했어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를 사랑한 송무팀 직원 이준호를 연기한 배우 강태오(사진)는 준호가 영우에게 빠지게 된 시작으로 웨딩드레스 장면을 꼽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 이야기를 어떻게 준비했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하지만 간단히 생각했다. 자폐를 갖고 있고 없고를 떠나 그 사람 자체의 매력에 빠진 거다. 그랬기에 딱히 불편하다거나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나오진 않았지만 준호의 부모님은 두 분 다 변호사라는 설정이 있었다고 한다. 준호 역시 변호사를 꿈꿨으나 실패하고 로펌 한바다의 송무팀 직원이 됐다. 강태오는 “부모님처럼 멋진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에 이상형이 ‘존경할 수 있는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법정에서 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영우를 보고 호감과 관심이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우가 준호에게 “우린 사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이별 통보를 한 제주도 바닷가 장면에서 준호는 극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우에게 소리를 질렀다. 해당 장면에 관해 강태오는 “사실 영우에게 너무 공격적인 게 아닐지 걱정했고 감독님에게도 조심스레 물어봤다”며 “화내는 게 아니라 그만큼 ‘나를 바라봐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짙은 호소로 생각했고 그렇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봄날의 햇살 최수연, 권모술수 권민우, 서브 아빠 정명석까지.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가 개성 넘쳤던 반면 준호의 존재감은 사실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준호의 유행어대로 ‘섭섭’하진 않았을까. 이에 대해 그는 “준호를 돋보이지 않는 하나의 작은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준호가 돋보이기보다는 늘 영우의 뒤에 있는 든든함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지난 2013년 데뷔한 그는 그동안 스무 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해왔고 이번 작품으로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그는 곧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아쉽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것 같아요. 작품이 잘 됐고 기분 좋게 떠나는 거니까 다행이죠. 더 철 든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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