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아시아 순방 일환으로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샀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남편이 음주운전 혐의로 5일간의 구류형을 받았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미·중 대치 속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대만을 방문하던 바로 그 날 미국 현지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재판을 받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은 캘리포니아주 나파 카운티 법원은 펠로시 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에게 5일 구류형과 함께 3년간 보호관찰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또 폴 펠로시에게 3개월간의 음주운전자 교육에 참석하고, 향후 1년 간 자동차 시동을 걸기 전에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를 차량에 설치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던 당시 같은 법원에서는 폴 펠로시에 대한 음주운전 혐의 재판이 열리기도 했다. 폴 펠로시는 법정에 나오진 않았으나 변호인을 통해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변호인을 통해 다시 유죄를 인정했다.
폴 펠로시는 지난 5월 말 밤 늦게 술을 마신 채 페라리 승용차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바 있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캘리포니아주의 음주운전 형사 처벌 기준치(0.08%)보다 0.002%포인트 높은 0.082%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고 당시 그는 경찰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 운전면허증과 함께 ‘11-99 재단’ 카드를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재단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와 직원을 후원하는 단체다. 그러나 폴 펠로시는 현장에서 체포된 뒤 이틀간 구금됐다 보석금 5000달러를 내고 석방된 뒤 지난 6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는 하루 구금 때마다 이틀의 복역 기간을 줄여줄 수 있는 제도가 적용돼 이번에 받은 5일의 구류형 가운데 하루만 구류되면 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설명했다. 이에 법원은 폴 펠로시가 마지막 남은 하루에 대해 8시간짜리 법원 업무 프로그램에서 일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