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김강민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8회 말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SSG 제공
SSG의 김강민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8회 말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SSG 제공


23일 SSG와 삼성의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경기를 앞둔 인천SSG랜더스필드.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SSG 외야수 김강민(40)은 뒤에 있던 김원형 감독에게 "타격감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한 타석씩만 나사서 그렇지, 개의치 말라"라고 했고, 김강민은 "한 타석이라도 못 치면 안 된다. 무조건 치겠다"고 다짐했다.

김강민은 이날 다짐을 지켰다. SSG는 8회 말 한유섬의 역전 2타점 2루타로 4-3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김강민은 이어진 2사 1, 3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섰다. 김강민은 상대 구원 투수 이상민의 5구째 시속 131㎞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벼락같이 방망이를 돌렸다. 이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김강민은 지난 2007∼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SK(현 SSG) 왕조의 주력 외야수였다. 하지만 세월은 많이 흘렀고, 1982년생인 김강민은 야구선수론 환갑을 넘긴 나이가 됐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김강민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역할은 ‘백업’이다. 선발 출전보다 대타 혹은 대수비와 대주자로 기용되는 일이 더 많다. 들쑥날쑥한 출전 기회 속에서도 김강민은 늘 제 몫을 해낸다. 23일까지 성적은 타율 0.304에 4홈런, 14타점, 17득점. 특히 득점권에서 0.370으로 유독 힘을 내고 있다. 폭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등 수비는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김강민은 경기 뒤 "내가 한 타석만 들어선다고 해서 못 치면 안 되죠. 백업이라면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내 역할은 한정됐지만, 불만은 없다. 감독님을 이해한다. 나는 자그마한 것 하나라도 보탬이 되면 된다. 그거면 됐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부지런하다. 궂은일에 앞장서고 매사 솔선수범하기에 선후배, 코칭스태프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경기 중엔 출전과는 관계없이 선수단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 응원한다.

SSG는 올해 ‘되는 집안’의 전형이다. SSG는 시즌 개막 후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23일까지 110경기에서 74승 3무 33패를 올렸고,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김강민은 요즘 후배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김강민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경기를 준비한다. 누구 할 것 없이 정말 열심히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정말 치열하고 독하게 준비한다. 남은 시즌 후배들과 멋진 역사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 =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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