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위기, 新기술혁신으로 넘는다 - (9) 효성

효성기술원 연구원들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기술원 연구원들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 제공


수소차 연료탱크 소재로 주목
2028년까지 1조원 집중 투자
울산에 액화수소 플랜트 짓고
전남 등에 충전소 30곳 건립



효성은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 혁신을 이뤄가며 세계 1위 제품을 만들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는 등 원천 기술에 대한 집념을 바탕으로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온 결과다. 이에 그치지 않고 효성은 수소를 비롯해 리사이클 섬유, 탄소섬유 등의 친환경 사업과 신소재 분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효성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도 평소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효성 기술력의 근간, 효성기술원 = 효성은 ‘자체 개발한 원천 소재가 혁신 제품의 근간이자 경쟁력 창출의 핵심’이라는 R&D 철학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효성은 51년 전인 1971년에 벌써 국내 최초의 민간 기업 부설연구소인 ‘효성기술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1978년엔 중공업연구소를 세웠다. 효성기술연구소에 뿌리를 둔 효성기술원은 세계 1위 제품들을 만들어낸 바탕이 됐다. 경기 안양시에 있는 효성기술원은 지금도 섬유화학과 전자소재, 신소재 산업용 원사 분야의 R&D를 주도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중공업연구소는 중전기기, 산업용 전기·전자, 미래 에너지 및 시스템 분야 R&D를 이끈다.

◇원천 기술로 품질 차별화 =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creoraⓡ)’는 12년 동안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신축성 있는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섬유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제품들을 개발했다. 100% 재생 폐기물로 만든 재활용 스판덱스 크레오라 리젠, 일반 스판덱스보다 낮은 온도에서 작업할 수 있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크레오라 에코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효성티앤씨는 특히 최근에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옥수수 추출 원료는 이전에도 일반 섬유, 포장지, 화장품, 액체 세제 등에 사용돼 왔다. 하지만 스판덱스 같은 고기능성 섬유 제품의 경우, 기술력 부족으로 특유의 신축성과 회복력을 재현하지 못해 적용하지 못했는데, 효성티앤씨가 1년이 넘는 연구 끝에 상용화를 이뤄냈다. 효성티앤씨는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로 만든 원단을 국내 최대 섬유 전시회 ‘프리뷰 인 서울 2022’에서 내수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섬유 사업에서 축적된 원천 기술력은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고성능 특수섬유를 개발하는 저력이 됐다. 효성첨단소재는 4년여간의 집중 투자 및 연구 끝에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였다.

당시 확보한 탄소섬유 기술은 10여 년이 흘러 효성의 ‘미래 먹거리’가 됐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고 무게는 25%에 불과하다. 이런 장점 덕에 탄소섬유는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받는 수소차의 연료탱크, 압축천연가스(CNG) 고압용기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오는 2028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전북 전주 탄소섬유 공장 생산능력을 연산 2만4000t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성기술원 연구원들이 신소재 폴리케톤이 적용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기술원 연구원들이 신소재 폴리케톤이 적용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효성 제공


◇수소 인프라 구축도 앞장 = 효성중공업은 오랜 기간 쌓아 온 회전기와 압축기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소충전소 분야에 진출했다. 생산·조립·건립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토대로 국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충전소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와 협력해 내년까지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완공 시기에 맞춰 대형 상용차용 액화수소 충전소 30곳도 건립할 예정이다.

또 지난 1월에는 전남도와 손잡고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1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우선 국내 최대 규모인 10㎿급 수전해 설비 구축에 나서, 향후 그린수소 생산량을 최대 연산 2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연산 1만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 2곳을 지으면서 전남 주요 지역 9곳에 액화수소 충전소도 설치한다.

/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롯데, 포스코, 한화, 이마트, KT, CJ, 카카오, 두산, 네이버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