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언어로 시작해 점차 확대
‘기러기·토마토…’ 번역 공들여



케이블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의 국내 방송은 마쳤지만, 그 인기는 끝나지 않았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를 통해 여전히 전 세계에서 인기 순항 중이며, 특유의 말맛을 살린 대사는 재치있는 현지 언어로 바뀐 자막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업체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기준 ‘우영우’는 브라질, 볼리비아, 멕시코,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TV쇼 부문 1위에 랭크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공개 직후 10개 언어로 번역돼 공급되던 ‘우영우’는 이후 인기가 치솟으며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총 31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되고 있다.

‘우영우’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자신의 이름을 활용해 자기소개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역삼역?”이라는 문장은 이 드라마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라 넷플릭스가 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특히 신경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의 경우 ‘kayak’(카약), ‘deed’(행위), ‘rotator’(회전), ‘noon’(정오), ‘racecar’(레이싱카) 등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앞부터 읽어도, 뒤부터 읽어도 똑같은 단어를 선택했다. 같은 맥락으로 일본어 자막에서는 ‘キツツキ’(딱따구리), ‘こねこ’(아기 고양이), ‘みなみ’(남쪽) 등을 사용했고, 스페인어로는 ‘arenera’(모래상자)와 ‘somos’(우리는), 프랑스어로는 ‘radar’(레이더), ‘elle’(그녀), ‘ressasser’(반복하다) 등으로 대체됐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치솟으며 한국어 대사를 외국어 자막으로 옮기는 과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얻은 이후 극 중 ‘오빠’, ‘아주머니’라는 대사를 각각 ‘올드 맨’(old man), ‘할머니’(grandma)라고 번역한 것은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영국 BBC 등 외신들이 “부실한 자막이 ‘오징어 게임’의 의미를 바꿔 전달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한국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치솟으며 K-콘텐츠 특유의 분위기와 대사의 뉘앙스를 살리는 자막을 붙이는 데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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