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규제 개혁 1호로 추진해왔던 ‘대형마트의 주말 의무 휴업 폐지’라는 규제 완화가 흐지부지되는 모양이다. 윤 대통령은 25일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주재한 제6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특히 소상공인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최상목 경제수석이 전했다. “필요하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 등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던 국무조정실 주관 제2차 규제심판회의도 무기한 연기됐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는 윤 대통령 취임 뒤 대통령실에 신설한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고, 총리 산하 규제심판회의 1호 안건으로 선정됐다. 현행 월 2회 휴업 의무와 영업시간 제한 등이 전통시장·골목상권 살리기에 별로 효과가 없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 조사·연구 보고서가 지난 2012년 시행 직후부터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그러나 최근 소상공인 단체가 반발하고, 민노총 등은 지난 24일 ‘의무휴업 폐지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해제가 필요한 규제임에도 오히려 반발만 키우고 한 달 만에 후퇴한 셈이 됐다.

민감한 규제를 푸는 것인 만큼 소상공인 등의 반발은 당연히 예견됐던 일이다. 그만큼 정교한 절차와 방식이 필요하고 설득·이해 과정 또한 필수이다.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를 감안하면, 더 강력한 반발이 불 보듯 뻔했다. 그만큼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주먹구구 식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오히려 개혁을 더 꼬이게 했다. 훨씬 더 어려운 규제개혁 과제가 쌓여 있다. 이번 일에서 통렬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여소야대 등 정치 환경까지 최악인 상황이어서 윤 정부 개혁은 첫발도 떼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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