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시 당직 정지·당무위 구제’ 당헌 재상정에 비명계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4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민회관에서 열린 ‘경기도 당원 만남의 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4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민회관에서 열린 ‘경기도 당원 만남의 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당헌 개정을 둘러싸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사이의 갈등에 따른 당 내부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기소시 당직정지·권리당원 투표 우선제’를 골자로 한 당헌(80조·14조) 개정이 지난 24일 당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노출된 민주당 내 파열음은 이틀째 이어졌다. 비명계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권리당원 투표 우선제를 제외하고 ‘기소 시 당직 정지·당무위 구제’를 핵심으로 하는 당헌 80조 개정을 다시 추진하는 데에 반발하고 있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25일 오후 당무위원회에서 ‘기소 시 당직 정지·당무위 구제’ 개정안을 논의해 의결했다. 이날 중앙위에서 통과되면 당헌 개정 절차는 마무리된다. 비명계는 박용진 당 대표 후보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결집하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당무위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체 안건 중 하나의 안건이 부결됐는데 이를 수정해 올리면 너무 자의적인 것 아닌가”라며 당헌 80조 재개정 논의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결정이 소위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 등을 들어 절차상의 하자를 언급한 것이다.

이상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부결된 것은 부결된 전체로서, 그중 일부를 재상정 심의에 부치는 것은 명백히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이라며 박 후보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후보는 비대위가 26일 중앙위를 열겠다고 한 것을 두고도 의총 발언에서 “중앙위를 (온라인이 아닌) 찬반 토론이 가능한 대면 회의가 되도록 해달라”고도 요청했다고 한다. 당헌 80조 개정이 무산된 지 하루 만에 재개정 추진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숙의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비명계는 이 같은 절차는 물론 당헌 80조의 내용에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개정안은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되 당무위 의결을 거쳐 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당무위의 의장이 당 대표”라며 “그 사람이 키를 트는 데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수사로부터 보호하려는 방탄용 위인설법’ 등 비명계가 그간 주장해 온 ‘이재명 사당화’와 같은 맥락이다.

반면 친명계는 박 후보 등의 주장에 결국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세인 판을 흔들어 보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에게 특별히 유리하지 않은 당헌 개정에 ‘이재명 사당화’라는 프레임을 씌워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헌 개정 재추진을 강하게 비난하는 비명계와 달리 친명계는 상대적으로 ‘로키’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안이 이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는 당 대표 경선의 향방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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