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집트 원전 수출로 부활 우크라戰 장기화 가스 수급 불안 글로벌 원전 수요 빠르게 늘어나 러 입찰 제재로 수주도 유리해져
K-원전, 기술력 좋고 단가는 낮아 폴란드·사우디 등 수출 ‘청신호’
원전 주도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로 향후 입찰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낮은 단가·공기 및 예산 준수·기술력과 안전성을 앞세운 ‘K-원전’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의 3조 원대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 계약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폐기’ 방침이 재확인되며 체코·폴란드·루마니아·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의 수주전에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원전 수출 당국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6일 “이번 이집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 계약이 향후 원전 수주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30년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정부 목표 달성도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프랑스·중국과 함께 원전 5대 강국으로 꼽히는 러시아가 원전 수주전에서 배제될 공산이 높아진 상황은 한국에 유리한 대목이다. 러시아는 강력한 자금력을 동원,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이 재생에너지에 집중한 틈을 타 글로벌 원전 시장을 장악해 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신규 건설된 원자로의 87%가 러시아나 중국 원자로 설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하며 원전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김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의 경우 입찰 초기 러시아와 중국이 포함돼 있었지만 체코 정부가 ‘안보·정치적 이유’를 들어 두 국가를 배제하며 한수원이 미국 및 프랑스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입찰 시장에서의 러시아 배제와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로 글로벌 원전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경제성·안전성 등 국내 원전 산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 11월 입찰제안서 접수 후 2024년 최종 입찰 대상을 선정하는 두코바니 원전은 우리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대표적 사업이다.
엘다바 원전 사업이 기자재와 터빈 등 2차측(원자로를 제외한 기기 등) 건설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반면, 8조 원에 이르는 두코바니 사업은 1200㎿ 가압경수로 원전 주기기 건설이 핵심이어서 무게감은 더 크다. 40조 원을 투입해 원전 6기 건설을 계획 중인 폴란드 역시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으로 5월 맺은 한·미 원전 동맹을 바탕으로 한·미 간 협력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엘다바 원전 사업 수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해외원전 수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원전 수출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성장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강력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