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SNS를 기반으로 성장한 MZ세대의 말과 글에 대한 오해가 빚은 해프닝이 잇따르면서 젊은 세대의 문해력 문제가 사회적 도마에 올랐다.
SNS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명 ‘심심’ 논란은 최근 한 웹툰 작가의 사인회를 마련한 주최 측이 예약과정의 불편함에 대해 ‘심심(甚深)한 사과’를 표하자 이를 ‘무료하다’는 뜻으로 이해한 네티즌들이 비난을 퍼부으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금일’로 표기된 서류 마감일을 ‘금요일’로 잘못 알아 인사담당자와 갈등을 빚은 취업준비생 일화, ‘고지식하다’를 ‘높은 지식(high+Knowledge)’으로 알았다는 등 유사한 사례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대표를 향해 “무운(武運)을 빈다”고 한 후, 한 젊은 기자가 “운이 없기를 빈다(無運)”고 잘못 해석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문해력 부족 자체뿐 아니라 이를 바로 잡는 지적에 대해 잘난 체하는 ‘꼰대’라며 ‘세대갈등’으로 몰아가는 젊은 네티즌의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일상 표현을 배제하고, 굳이 어려운 단어를 선택하는 행태가 문제’라는 식으로 반발하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의 올바른 지적조차 꼰대 문화로 치부하며 ‘내가 주류다’라는 식으로 세몰이하는 네티즌이야말로 ‘젊은 꼰대’의 전형”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소년 디지털 문해력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문맹률은 1% 정도지만, 문장을 읽고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비율은 무려 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