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가 9일 충남과 전국의 경제·사회 지표가 표현된 그래프 앞에서 “매년 800개 이상의 기업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차, 수소 등 신성장 산업 중심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가 9일 충남과 전국의 경제·사회 지표가 표현된 그래프 앞에서 “매년 800개 이상의 기업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차, 수소 등 신성장 산업 중심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 민선 8기 시도지사에 듣는다 - 김태흠 충남지사

아산·서산·당진 등 묶어
美 실리콘밸리처럼 개발

공주·부여, 역사관광도시로
안면도는 휴양레저벨트화

국방부·육사 등 유치 추진
내년 충청銀 복원 본격화

연말까지 산하기관 점검
반발있더라도 통폐합할 것


김태흠 충남지사는 누가 뭐래도 정치인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석 한 석의 소중함을 명분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당의 강한 요청을 뿌리칠 수도 있었건만, 주저 없이 의원 배지를 내려놓고 불리한 판세의 선거에 뛰어들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방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오래 고민하지도 않았다. 현역 지사와의 맞대결에서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신승을 거뒀다. 그리고 충남지사로 업무를 시작한 지 40여 일 지난 8월 9일 김 지사를 만나 4년간 ‘김태흠’과 함께 발전할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을 비전으로 한 충남의 밑그림을 들었다. 어느새 정치인 김태흠의 면면에 행정가의 면모가 더해져 있었다. 김 지사는 “나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성과와 소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그런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흠은 충청의 대표 정치인이 됐다”는 한 국민의힘 의원의 설명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충남지사로서 최우선 과제를 꼽는다면.

“아산만 일대, 아산과 서산, 당진, 천안. 거기에 경기 남부 지역인 평택과 시흥, 화성과 안성까지, 여기는 충청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역이다. 아산만이 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의 만(灣·bay)과 형태도 똑같다. 이 아산 베이밸리(Bay Valley)를 최첨단 산업단지화해서 충청의 50년, 10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게 ‘베이밸리 메가시티’다.

두 번째, 천안·아산 등 서북부권과 서남부권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처럼 사실 불균형 문제가 있다. 이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겠다. 농촌 지역의 시스템을 개선해 청년 농업인들이 농촌에 많이 유입되는 데 물꼬를 트겠다.”

―베이밸리 메가시티가 도지사 1호 결재 사안이다. 지금 구상대로면 충남 북부 지역이 어떻게 바뀌게 되는 건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개념이다. 충남을 넘어 대한민국이 더 성장하는 데 베이밸리 메가시티가 성장 동력이 되고 중심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겠다. 아산만권은 인구 330만 명, 기업 23만 개, 대학 34개, 지역 내 총생산(GRDP) 204조 원 등 최고의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와 협의를 하고 있다. 조만간 만나 업무협약(MOU)도 체결하려 한다. 김동연 경기지사와는 깊이 논의했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다.”

―충남 내 불균형 해소는 결국 서남부권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나.

“지역별 특장(特長)과 특색을 살려 발전시켜 갈 것이다. 예를 들어 공주와 부여, 청양 이런 곳은 백제역사도시다. 역사와 현대문화가 살아 숨 쉬는, 역사문화관광명품도시를 만들고, 서해안 같은 경우는 천혜의 관광 자원을 활용해 국제휴양관광레저벨트화를 하겠다. 안면도나 대천 앞바다 원산도를 거점으로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인터뷰 전인 7월 16일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막식에는 윤 대통령이 참석했다. 지역축제 개막식에 대통령이 참석해 직접 축사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김 지사의 여권 내 위상과 윤 대통령의 신임을 확인할 수 있다. 충남의 발전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약속했다.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다. 연말까지는 설립에 대한 방향과 추진 계획을 정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립에 나설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전에 있던 충청은행이 복원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충남보다 규모가 작은 제주에도 제주은행이 있고, 광주·전남과 전북에도 은행이 있다. 지방은행이 생기면 지역의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충남에서 역외로 유출되는 부분들도 만회할 수 있다.”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도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서는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인데.

“충남도의 산하기관이 24개이고 2개가 설립되는 과정에 있다. 총 26개다. 전 지사 임기 동안 산하기관이 4개 늘었고 2개가 추진 중이다. 4년 동안 6개가 는 것은 무분별한 산하기관 설립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나는 혈세가 낭비되는 방만한 경영을 해 온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유사기관들은 통폐합해서 공공기관의 수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연말까지 경영평가를 마친 후 산하기관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통해 방만 경영을 없애겠다.”

―반발이 크겠다.

“방향이 올바르다면 반발이 있더라도 해야 한다. 혈세가 낭비되는 상황, 방만한 경영을 방치하는 게 오히려 도지사로서 무책임한 일이다. 필요성이 아무리 인정된다 해도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의 이전 추진은 가능성이 있는 건가.

“지금 계룡에 3군 본부가 있고 논산에 국방대학교와 논산훈련소가 있다. 계룡·논산이 곧 국방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 육사가 서울 도심에 있을 필요가 없다. 공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가 다 지방에 있고 논산훈련소도 지방에 있다. 육사는 반드시 국방 클러스터화돼 있는 논산에 이전해야 되는 게 당연한 논리다. 국방부도 3군 본부가 있는 계룡으로 이전할 시대적 필요성이 있다. 물론 육사나 국방부에 관련된 사람들은 지방으로 이전을 꺼리지만 그건 본인들의 편리함 때문이고, 국가와 미래에 대한 틀 속에서 고민했으면 좋겠다.”

김 지사는 최근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해 공개적인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도 김 지사는 애정 어린 고언을 이어갔다.

“집권여당은 윤 대통령의 성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운명체다. 지금 상황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에게 희망과 기대를 주는 게 아니라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 스스로 성찰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전당대회도 기존 당에서 지도부를 뽑는 것보다는 당 밖의 세력까지 함께하는 모습으로 가야 한다.”

―국회의원 김태흠과 김태흠 지사는 어떻게 다른가.

“도지사는 도정 모든 사안에 대해 결정하고 판단하는 자리다. 결정과 판단에는 무한한 책임이 따른다. 국회의원은 정치인이지만 도지사는 정치인이면서 행정가다. 직접적이고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게 큰 차이점이다.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 엔도르핀이 돈다.”

홍성=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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