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보다 밀 40%·팜유 30%↓ 우크라 사태 이전 수준 회복불구 식품물가 상승에 소비자들 불만
하림 등 식품·프랜차이즈 기업 국제원가 상승했다며 잇단 인상
지난해와 올해 식품 가격 인상의 핵심요인이었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이 한 번 올린 식품 가격은 좀처럼 인하하지 않아 장바구니·식탁물가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유가(油價)가 떨어지면 바로 하락하는 반면, 국제 가격을 이유로 올린 식품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이러다 보니 기업들의 이익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 업계가 원자재 가격 하락 전 미리 제품가를 올려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제 밀 선물 가격은 부셸(약 27.2㎏)당 7.8달러로, 지난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석 달 전 연중 고가를 기록했던 12.7달러에 비해 40%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옥수수 가격도 전쟁 전 가격으로 회복했다.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 전반에 사용되는 팜유 가격도 연중 고가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식품·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이유로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섰다. 라면 업계 1위 농심은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하기로 했다.
하림과 hy는 주요 제품인 닭가슴살과 요구르트 가격을 다음 달부터 인상한다.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앞다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5일부터 빅맥과 불고기버거 등 주요 메뉴 가격을 평균 4.8% 인상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12일부터 피자 26종 가격을 일괄 인상했다.
식품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불구,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심은 “하반기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것이라고 장담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나 임대료 등 개별 매장 운영 비용이 계속 올라 한 번 올린 제품 가격을 다시 내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기업 이익도 커지는 만큼 향후 제품 가격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최근 성명에서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하락 시 누렸던 이익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한 가격 정책을 펼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