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김주현(여·31)·모르슨(26·미국)



저희는 지난 7월 결혼한 신혼부부입니다. 저(주현)에게는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 있습니다. 대장 점막이 붓고 출혈이 생겨 다발적으로 궤양이 생기는 병인데, 재발 가능성이 높습니다. 3년 전 처음 진단을 받았고 고치기 힘든 병이란 말에 ‘결혼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니던 교회의 한 행사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영어유치원 교사인 남편은 제 이상형과 가까웠어요. 제 마음을 알아챈 남편은 ‘가장 친한 한국 사람’이었던 저를 연인으로 받아줬습니다.

연애 3개월 차 저는 참기 힘든 통증 때문에 다시 병원을 찾았고, 의사로부터 대장 절제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앞이 캄캄했어요. 남편은 제가 죽는다고 생각해 안 보이는 곳에서 몰래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당시 겨우 죽만 먹으며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저를 보면서 남편은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아픈 저를 위해 매일같이 병원으로 와 편지를 전해주고 간호하며 챙겨줬습니다. 저의 병과 상관없이 저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고,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시도했던 약이 잘 들어 염증이 완화됐고 큰 수술 없이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퇴원 후 저희는 포항으로 기념 여행을 떠났고, 그 자리에서 남편은 저에게 프러포즈했습니다. 저의 답은 당연히 “YES”였습니다.

결혼식 준비는 순탄치 않았어요. 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증상이 심해지면서 다시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병원에서 결혼준비를 해야 했지만, 남편의 정성 어린 간호 덕분인지 극적으로 결혼식 5일 전 퇴원하게 됐습니다.

제 인생에 선물처럼 다가온 남편에게 앞으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고 말하고 싶어요. 또 가까운 미래에 저희 둘을 닮은 아이도 낳고, 영어학원을 함께 운영하겠다는 꿈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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