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4인 조언


“국정수행 동력 저하될 우려
尹이 직접 화합자리 마련을”


국민의힘이 법원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직무 정지’ 결정 이후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비대위 구성을 둘러싼 내홍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중지란’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수행 동력 저하로 이어져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당내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3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정당이라는 공동체 조직이 와해되는 지경까지 만들어선 안 된다”며 “당이 ‘비상상황’으로 가는 마당에 서로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이 마치 자기 이익만을 위해 싸우고 최적의 선택을 못 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 정권을 바꿔서 새로운 국정운영을 해 보라는 게 국민의 뜻이었는데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만 몰두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서로 자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갈등의 극단에 서 있는 이 전 대표 측과 윤핵관 측이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네 편 내 편으로 나뉘어 진영이나 계파에 따라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의 물꼬를 마련해야 한다”며 “당내 원로들이 중재에 나서는 등 당 내부에서 협상과 타협을 해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대표, 당 소속 의원 및 여당 인사들을 만나는 화합의 자리를 조성하는 등 대승적 선택도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채 교수도 “장기적으로는 대통령과 당이 원활하게 협력하고 소통해 안정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수평적 당·청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분란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출범 및 구성 문제가 법적 공방으로 치닫는 현상에 대해서는 ‘정치의 사법화’(정치적인 합의나 소통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적 영역으로 떠넘기는 것)라는 비판도 나왔다. 권 교수는 “서로 의견이 대립할 때 토론하고 타협안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 정치 본연의 과제인데 사법부에 정치적인 판단을 맡기다 보니 대화와 설득 없이 누가 ‘옳고 그르냐’는 식으로 승부를 가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치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사법부를 감시하고 견제는 하지 못한 채 입법부의 권능과 정당의 위상이 동시에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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