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재정적자 5년만에 최저치 통합 재정적자는 3.3%→0.6% 채무비율 49.8%…0.2%P 감소
총선앞 추경편성 남발땐 도루묵 美금리인상 등 해외요인도 변수
윤석열 정부가 30일 내놓은 ‘2023년 예산안’과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은 국내 경기가 갈수록 하강하는 상황에서 재정이 일정 역할을 하는 동시에 건전재정으로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대내외 경제 환경 악화로 내년 경기가 급락하고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경우 재정건전성 지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로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나라 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2차 추경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1%에서 2.6%로 절반가량 줄어든다. 재정건전성 지표가 개선된다는 의미다. 내년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는 GDP의 0.6%(13조1000억 원)로 줄어든다.
올해 2차 추경 편성 당시 전망치(70조4000억 원)에 비해 적자 폭이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내년 국가채무 증가 폭은 4년 만에 100조 원 아래로 내려간다. 국가채무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9.8%(1134조8000억 원)로 예상됐다. 올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내놓은 전망치(50.0%)보다는 0.2%포인트 낮고, 올해 2차 추경 편성 시 전망치(49.7%)보다는 0.1%포인트 높다.
적자 폭 감소는 정부가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 증가분 중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내려가는 돈이 22조 원이나 늘어 실제 가용 재원 증가율은 1.5%(9조 원) 수준에 불과했다”며 “그나마 지출 재구조화를 통해 24조 원의 재원을 마련해 (중앙 정부) 재정 여력을 33조 원으로 늘렸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에서 지출 재구조화로 마련한 약 24조 원은 통상 규모(10조 원)의 약 2배로 역대 최대”라고 밝혔다. 정부는 긴축을 통해 마련한 예산을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에 집중하기로 했다.
내년 총수입은 625조9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3.1%(72조4000억 원) 늘어난다. 올해 2차 추경 편성 당시 전망치(609조1000억 원)에 비해서는 2.8%(16조8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의 2.6%(58조20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2차 추경 편성 당시 전망치(110조8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중기 재정 운용도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2023∼2026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대 중반을 유지하고 국가채무비율도 50%대 초반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추 기재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재정준칙(관리재정수지 적자 GDP 3% 이내)을 준수하는 수준으로 중기(中期) 재정 총량을 최대한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건전재정을 향한 ‘장밋빛 계획’이 어긋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해외 악재가 많아 내년 국내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고, 2024년에는 총선도 예정돼 있어 정치권의 추경 편성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전임 정부에서도 재정준칙을 만든 적이 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 할 것 없이 포퓰리즘 정책이 잇따라 나온 사례가 있다”며 “재정준칙을 철저히 지켜서 대외 신인도도 확보하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