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물 에너지의 다양한 산업화 시도


삼성서울병원·코엑스 등 확대
2024년까지 9개 기관에 도입
관로 등 초기 투자비용 많지만
하천수 이용 단가 대폭 낮아져
수상 태양광 보급 세계 3번째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강원 춘천시 동면에 조성 중인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에 물을 보내는 데 사용될 소양강댐 취수탑 시설. 클러스터는 내년 3월 설계가 마무리돼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강원 춘천시 동면에 조성 중인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에 물을 보내는 데 사용될 소양강댐 취수탑 시설. 클러스터는 내년 3월 설계가 마무리돼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물’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도 변화가 비교적 적은 댐의 심층수는 여름에는 냉방 에너지로, 겨울에는 난방 에너지로 전환하는‘탄소 배출 감축’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전국의 하천과 댐과 저수지 수면은 태양광발전소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데다 곳곳에 강과 하천이 흐르는 지형적 특성상 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에너지를 활용하는 다양한 산업화 시도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수열에너지 = 서울 롯데월드타워 지하 6층에 위치한 에너지센터에는 수도권 광역 상수관을 통해 한강에서부터 흘러들어 온 물이 건물의 냉난방 용수로 활용되고 있다.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 지하 기계실에도 이와 같은 관로 등 에너지 생산 시설들이 설치돼 있다. 바로 차세대 친환경에너지로 불리는 수열에너지가 만들어지고 공급되는 공간이다. 이러한 수열에너지 시스템은 지난 2014년 롯데월드타워에서 첫선을 보인 후 수년간 에너지·탄소 배출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 올해부터는 3년여에 걸쳐 삼성서울병원, 한국종합무역센터 등으로 적용이 확대된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수열에너지 시설 설치비 지원 사업에 따라 2024년까지 9개 건물 내 관련 시설이 완공되면 서울 도심의 주요 건물들이 한강 물의 덕을 톡톡히 보게 될 전망이다.

수열에너지는 물이 에너지를 축적하는 능력이 크다는 면에서 여름철에는 대기보다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다는 특징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물이 지닌 열은 히트펌프라는 매개체를 통해 건물에 냉난방을 하는 에너지로 탈바꿈해 공급된다. 일반적인 난방은 보일러로 화석연료를 태우는 형식이라면, 수열에너지는 물에서 열만 이동시켜 활용한다.

김광렬 수자원공사 수열사업부 부장은 “롯데월드타워에 수열에너지를 활용해보니 화석연료를 사용했을 때보다 약 38%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2022~2024년 정부의 지원 사업으로 9개 기관에 수열에너지 도입이 완료되면 연간 1만9000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열에너지는 여름철 도심 열섬현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대개 냉방 시에는 실내의 열이 냉각탑을 통해 밖으로 방출되는데, 수열에너지의 경우 열을 물이 다시 흡수하기 때문이다.

수열에너지는 일차적으로 환경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이를 활용하는 기업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먼저 지난해 4대강 수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수열에너지와 관련해 하천수를 이용하면 물 이용 부담금(t당 170원)이 면제된다. 또 하천법 시행령 개정으로 하천수를 활용해 수열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t당 52.7원이었던 하천수 이용 단가가 0.00633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이 때문에 관로 설치 등에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수열에너지 도입을 망설였던 공공 및 민간 에너지 다소비 기관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진 것이다.

수열에너지의 활용 범위는 개별 건물의 냉난방을 뛰어넘어 데이터산업단지 등 클러스터 차원으로의 확대를 앞두고 있다. 강원도와 수자원공사는 소양강댐 물을 활용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춘천시 동면 지내리에 조성하기로 지난해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간 가장 큰 수열에너지 용량을 자랑했던 롯데월드타워의 3000RT(냉동톤)를 5배 이상 뛰어넘는 1만6500RT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1RT는 0도의 물 1t을 24시간 동안 0도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오는 2023년에는 3월까지 제반 시설의 설계가 이뤄지며 클러스터 조성이 완료되는 시점은 2027년이다.



◇수상태양광 = 물은 수열에너지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수열에너지는 2019년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이제 막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단계라면, 수상태양광은 그보다 한발 앞서 있다. 세계은행이 2018년 발표한 수상태양광의 국가별 누적 보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수상태양광의 경우 2012년 ‘세계 최초 댐 내 상용화’라는 기록도 갖고 있어 운영 및 관리에 대한 주목도도 높다.

수상태양광은 댐, 저수지 등 수면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발전 사업이다. 수상태양광 역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에너지로 꼽히는데 절감 수준이 90%에 이른다. 수상태양광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 경우 평균 ㎾h당 95.5g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석탄발전(㎾h당 992g)에 의한 탄소 배출량의 10분의 1 수준이다. 10년 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댐 내 수상태양광이 상용화된 합천댐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자원공사 주도로 주민 참여형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곳에서 감축한 온실가스양만 해도 연간 2만6000t에 이른다.

특히 41.5㎿ 규모의 합천 수상태양광은 단순한 에너지 발전 차원을 넘어 ‘민관 협력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표방하고 있어 사업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오봉근 수자원공사 태양광사업부 부장은 “합천군 봉산면의 20여 마을에서 1400여 명의 주민이 약 31억 원을 투자했으며, 발전소 운영 기간인 20년 동안 투자 수익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러한 수상태양광 설치·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중에 소양강, 안동, 임하 등 13개 댐 관련 16개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임하댐 수상태양광 발전단지의 경우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신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로 지정되고 이듬해 1월 수자원공사가 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면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최초로 지역 주민 제안으로 조성된 충주댐 수상태양광 사업도 준공에 들어간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잠재된 물의 가치… 탄소중립 에너지 자원”

김인원 水公 탄소중립기획부장



“수면(水面)·수열(水熱) 등 잠재된 물의 가치를 발견해 탄소 중립을 위한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해 이와 관련한 전체적인 방향성을 발표했다면 올해는 실제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탄소 중립 정책 수립을 주도해 온 김인원(사진) 탄소중립기획부장은 30일 지난해 국내 공기업 최초로 발표한 ‘물 분야 2050 탄소 중립 로드맵’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조직·제도 전반을 탄소 중립 체제로 정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차원의 ‘2050 탄소 중립 추진전략’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맞춰 수자원공사가 새로운 영역 개발에 나선 것이다.

김 부장은 “정부가 발표한 탄소 감축 계획에는 수송, 제조업 분야 관련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물 분야 관련 내용이 별도로 나와 있지는 않았는데, 수자원공사가 물관리종합기관으로 책임을 가지고 로드맵을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한반도를 휩쓴 폭우와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극한의 가뭄 등 물과 관련한 기후 위기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물이 지닌 에너지를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활용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는 로드맵에 따라 2050년 78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해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9배(888%)를 감축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었다. 로드맵에는 △탄소 제로 물관리 △물에너지 확대 △그린수소 활성화 △흡수원 조성의 4대 전략 및 12가지 이행 과제가 포함됐다. 김 부장은 “올해 진행된 수열에너지 시범사업 지원, 수상태양광 시설 준공, 그린수소 실증시설 착공 등도 결국 탄소 중립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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