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심야택시 2만대도 못미쳐 팬데믹 이전보다 5000대 급감 택시업계·소비자 모두가 피해
‘택시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30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 남성 2명이 택시를 잡기 위해 연신 손을 흔들고 있다. 김선규 선임기자
서울시가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올 연말부터 심야 할증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실을 외면한 모빌리티 산업 규제로 시장 전체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치 앞을 못 본 근시안적 행태가 자기 발등을 찍고 결국 업계, 소비자, 시장 전체의 공멸을 불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심야 택시 수요가 급증했지만, 택시 공급량은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심야 시간일수록 택시 수요와 공급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심야 시간대 서울 지역의 택시 운행 대수는 하루 평균 2만 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2019년)보다 5000대 이상 줄었다.
국내 택시업계는 기본적으로 택시 회사에 소속된 법인택시와 개인이 관리하는 개인택시로 나뉜다. 개인택시가 전체 운전자 수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심야에는 고령자 비율이 높은 개인택시가 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법인택시 비중이 높다. 법인택시 기사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3만 명 가까이 줄었다. 높은 노동 강도와 저임금을 견디다 못해 대부분 배달이나 택배 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택시요금을 올린다 해도 법인 택시의 경우 회사가 가져가는 몫이 그대로라면 기사를 새로 유인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지난 2020년 통과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우버·타다를 무리하게 퇴출시키면서 택시 시장 전체가 무너져버린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쏘카가 타다 서비스를 접으면서 운전사 회원 1만2000명은 일할 기회를 잃었다.
거듭된 규제에도 불구,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인력은 집중되고 있다. 올해 A 모빌리티 플랫폼에는 10여 명 규모의 기사 모집에 1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택시 기사들은 물론 개인택시 기사들마저 이탈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타다 서비스가 처음 나왔을 때 고민했어야 할 사안이었는데 정치 논리에 빠지느라 중요한 시기, 기회를 놓쳤다”면서 “지금이라도 면허제 전반을 포함한 승차공유와 차량공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