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30년까지 비중 32.8%로 상향
기존 건설 계획 있던 6기만 반영

文정부 때 건설 흐지부지됐던
천지 1·2호기 등 포함되지 않아
“원전 자체 확대로 보기 어려워”


2030년 원전 발전 비중을 문재인 정부 때보다 8.9%포인트 많은 32.8%까지 상향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8.7%포인트 적은 21.5%로 낮추는 내용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실무안)이 공개됐다.

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뒤집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밑그림이 처음 공개된 가운데, 원전 비중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에서 무산된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나 조기 폐쇄된 월성 1호기 등을 대체할 만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포함되지 않아 탄소중립(탄소 순배출 0)을 추진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에너지 학계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전기본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가 마련해 전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공개한 10차(2022~2036년) 전기본은 2030년 원전 발전량을 201.7TWh로 예상했다. 전체 발전량의 3분의 1 수준인 32.8%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21.5%, 석탄 21.2%, LNG 20.9%, 수소 등 무탄소 2.3%, 기타 1.3% 순이다. 2년 전 나온 9차 계획과 비교해 원전 비중은 7.8%포인트, 신재생에너지는 0.7%포인트 각각 높아진 반면, 석탄은 8.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확정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과 견줘 보면 원전은 8.9%포인트 높고, 신재생에너지는 8.7%포인트 낮다.

일각에서는 탄소 감축을 위해 원전 활용을 확대한다는 이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방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무안을 보면 2036년까지 원전 12기의 계속 운전과 기존에 계획됐던 준공 예정 원전 6기(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신한울 3·4호기)가 반영됐지만, 건설이 계획됐다가 지난 정부에서 흐지부지된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월성 1호기 등의 보완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미흡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화석연료를 줄여야 하고 이를 보완할 전력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번 계획상 최대 전력 수요(목표 수요) 전망치가 문 정부에서 확 낮아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차 계획에서의 2030년 최대 전력 수요는 109.0GW다. 지난 정부 당시 수립된 8차 계획에서는 100.5GW, 9차 계획에서는 100.4GW였다. 8·9차 계획보다는 높아졌지만 7차 계획에서 제시된 2030년 최대 전력 수요 113.2GW를 여전히 밑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문 정부에서 쪼그라든 목표 수요가 10차 계획에서도 대동소이하게 유지되다 보니 원전 비중이 늘어났을지는 몰라도 (총량이 줄어) 원전 자체가 확대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6기의 기존 원전 건설 이후의 계획은 전혀 없어 지난 정부 계획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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