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올래 - 전북 김제 ‘村스런 김제여행’
자연속 다양한 체험
능제호수서 수상레포츠 즐겨
만경제재소·팔봉도예도 명소
여행경비 환급 지원
도농협력사업단에 사전신청
사진 등 증빙서류 내면‘OK’
김제 = 박수진 기자
“우와 진짜 힐링이다!” 무덥던 여름이 가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지난 27일 전북 김제시 만경읍. ‘국내 최대 곡창지대’ ‘지평선의 고장’김제를 찾은 박미나(여·24) 씨와 6명의 친구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높고 파란 하늘, 땅끝과 하늘이 만나는 드넓은 지평선과 눈앞에 펼쳐진 짙푸른 능제호수.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는 순간이었다. 김제가 고향이지만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미나 씨는 고교 동창들과 추억을 쌓기 위한 여행지를 물색하다가 부모님의 추천으로 김제를 선택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 광주, 전주 등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에게 김제의 멋과 맛을 알리고 싶었다. 김제시에서 여행경비의 30%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도 끌렸다.
미나 씨와 친구들이 이용한 여행 프로그램은 김제시의 ‘촌(村)스런 김제여행’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농촌애(愛)올래-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농촌애올래) 공모에 선정된 사업이다. 농식품부는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7년부터 농촌애올래 사업을 시행 중이다. 올해는 경기 연천군, 강원 원주시·홍천군, 충북 제천시, 충남 서천군, 전북 부안군, 전남 곡성군, 경북 의성군·상주시와 함께 김제가 10곳 중 한 곳에 뽑혔다. 김제시는 2020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여행객이 김제에서 사용한 여행 경비의 30%를 돌려주는 지원 방식이 촌스런 김제여행의 특징이다. 박은미(여·38) 김제도농협력사업단 주임은 “사진 등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비용의 30%를 환급해준다”고 말했다. 김제도농협력사업단에 사전 신청한 뒤 여행 사진과 신분증 사본 등을 첨부해 내면 된다.
이날 죽로원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푼 미나 씨와 친구들은 게스트하우스 뒤편으로 이어진 대나무숲에서 산책하며 여정을 시작했다. 강진아(여·62) 대표가 선대부터 내려오던 집을 개조해 만든 죽로원게스트하우스는 황토 찜질방이 포함된 한옥을 통째로 빌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앞마당에는 초록 잔디가 넓게 깔려 있고 뒷마당에는 바비큐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여행에도 안성맞춤이다. 만경향교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내부에 설치된 아궁이로 ‘불멍’도 즐길 수 있다. 강 대표는 “6월 영업을 개시했는데 시에서 여행 경비가 일부 지원되니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동창 여행, 가족 여행 등으로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일 가이드는 김제의 역사를 꿰뚫고 있는 최종용(60) 대지미술촌 관장이 맡았다. “이 대나무숲은 토성이 있었던 자리예요. 여기 흔적이 보이죠.” 대나무가 뿜어내는 상쾌한 피톤치드는 늦여름 남아 있던 더위마저 밀어내는 듯했다. 경기 화성시에 살던 최 관장은 김제의 아름다움에 끌려 아예 이곳에 정착했다. 마을 전체를 미술촌으로 만드는 게 꿈이다. 최 관장의 안내를 받아 미나 씨와 친구들은 만경제재소까지 걸었다. 가는 길목마다 ‘포토존’이 기다리고 있었다. 폐가를 활용해 만든 추억 박물관을 지나자 능제호수 연꽃 군락지가 나타났다. 김제평야의 젖줄이던 능제호수에서는 요트 등 수상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둘레에는 수변공원이 조성돼 있다.
만경제재소에 도착한 건 오후 3시 30분쯤. 만경제재소는 아버지에서 아들로 내려오며 60년째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도시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목공 체험이 가능하다. 미나 씨와 친구들은 준비된 목재를 사포로 문지르며 도마와 나무접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근현대 제재소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만경제재소는 문화 공간의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유성기(57) 만경제재소 대표는 “목공 체험뿐 아니라 연주회나 벼룩시장도 열면서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공 체험 후 일행은 ‘서해의 숨은 보석’으로 알려진 망해사로 향했다. 만경강 하류에 위치해 망망대해 서해의 파도가 일렁이는 가운데 고군산 열도가 내려다보이는 기암괴석 위에 세워져 망해사로 지어졌다는 후문이다. 김제에서 길러낸 싱싱하고 푸짐한 채소와 바비큐 등 지역 먹거리로 만든 음식 꾸러미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미나 씨와 친구들을 맞았다. 이튿날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카페에 들러 나무집을 둘러보고, 팔봉도예에서 도자기 굽기 체험을 한 뒤 국내 최대 저수지인 벽골제를 방문하는 것으로 추억 만들기 여행은 마무리됐다. 미나 씨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고, 특히 (고향이지만) 생각보다 볼 게 굉장히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미나 씨 친구인 정혜수(여·24) 씨도 “김제가 관광지로 유명하지는 않은데 돌아보니 예상보다 체험할 것이 많다”며 “널리 알리면 관광명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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