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日서 이중섭과 첫만남
韓미술 인사교류…양국 가교役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이중섭의 아내’.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처럼 한국의 국민화가 이중섭(1916∼1956) 부인으로서의 자리를 지키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 여사가 일본 도쿄에서 101세에 타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제주 이중섭미술관의 전은자 학예사는 “마사코 여사가 세상을 떠나 지난 18일 도쿄의 한 교회에서 장례를 치렀다는 사실을 고인과 함께 살았던 아들 이태성(73) 씨가 전해왔다”고 31일 밝혔다.
고인은 이중섭과 1936년 일본 도쿄 문화학원의 선후배로 만나 1945년 함남 원산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때 이중섭은 마사코 여사에게 이남덕(李南德)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줬다. ‘남쪽에서 온 덕이 있는 여인’이란 뜻이었다. 부부는 6·25 전쟁 중 월남했는데, 부산 피란지에서 돈벌이에 익숙지 못한 이중섭 대신에 마사코 여사가 재봉질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 이중섭은 가족을 데리고 1951년 조카가 있는 제주도로 건너가 11개월간 머물렀다. 여전히 애옥살림이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다고 생전 마사코 여사는 회고했다. 부산에 다시 돌아온 후 마사코 여사는 1952년 부친의 사망 소식에 두 아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나중에 이중섭도 갔으나, 한·일 국교 단절 시기에 불법체류 신분이어서 다시 돌아와야 했다. 이후 부부는 다시 만나지 못했고. 이중섭은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작품에 표현하다가 만 40세에 세상을 떠났다.
마사코 여사는 이중섭 타계 후 도쿄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았고, 한국 미술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한·일 가교 역할을 했다. 지난 2012년엔 남편 유품인 팔레트 등을 이중섭미술관에 기증했다. 2014년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서귀포시에 들른 것이 한국 방문의 마지막이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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