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에너지 대전환기’ 타운홀 미팅
“지금까지 석유중심 에너지공급
넷제로는 우리가 가야 하는 길
친환경 맞춰 설비용도 바꾸고
정유단지 시설 다시 활용해야”
“석유 수요는 2030년 이후 극단적으로 꺾일 겁니다. 이제는 가솔린·디젤을 쓰는 않는 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국내 정유업계 1위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을 이끄는 김준 부회장이 당장 8년 뒤인 2030년 이후 석유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핵심 석유제품인 가솔린과 디젤이 육상 연료로 쓰이지 않는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대전환기를 맞아 1987년 유공 입사 후 35년간 에너지업에 천착한 김 부회장의 냉철한 현실 인식과 통찰력이 담긴 점에 주목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 사업회사인 SK에너지, 원유 트레이딩 사업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석유 중심 산업구조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회장은 “전체 에너지 수요 중 80%가량을 연료가 차지하고, 그 대부분이 ‘카본(화석연료를 의미)’이지만, 연료 분야에서 석유는 오는 2030년 수요 정점 이후 극단적으로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석유 중심으로 사업구조가 설정돼 있는 SK에너지, SKTI는 ‘논(Non) 카본’ 시대에 어떻게 기회를 포착할지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최근 하락세로 전환하긴 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정유사들이 최고 실적을 거뒀다. 업계 일각에서는 ‘석유 중요성의 재발견’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정유기업 CEO이자 업계의 ‘맏형’ 격인 김 부회장은 오히려 석유 시대의 급격한 쇠락을 예상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석유 관련 업계부터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석유 중심으로 에너지를 공급했다면 이제는 다른 방식, 친환경 등으로 공급해야 한다”며 “우리가 말하는 ‘그린 에너지’가 그 방식이며, 넷제로(탄소 순 배출량 제로)는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넷제로 기조에서 SK에너지의 정유단지 ‘울산콤플렉스’ 등이 ‘좌초 자산화’하면 안 된다”며 “에너지 전환에 맞춰 설비 용도를 바꾸고 다시 활용하는 등 기존 석유사업의 역량을 에너지 전환에 활용하자”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2022년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친환경·저탄소 사업 확장을 통해 2050년까지 약 1억t 이상의 탄소 감축에 공헌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40년 이후부터는 탄소 감축에 따른 긍정 효과의 전체 규모가 온실가스 잔여 배출량을 넘어서는 수준을 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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