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속 필요성 소명됐다고 보기 어려워” 경찰, 조만간 수사 마무리 후 검찰송치 방침 ‘법카 유용 방조’ 경기도청 직원 2명도 입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 씨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 씨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31일 기각했다.
수원지법 김경록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업무상 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수집된 증거자료들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배 씨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별정직 5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김 씨의 수행비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번 사건의 핵심 인사다. 배 씨는 이 기간 김 씨의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법인카드 유용 규모는 150여 건의 2000만 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배 씨는 지난 3·9 대선을 앞두고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것에 관해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앞서 배 씨는 전날 오전에 열린 구속영장심사에 앞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공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속영장심사에서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변호인 측은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약 1시간 40분 간 진행된 구속영장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온 배 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김혜경 씨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경찰 호송차에 올라탔다.
이번에 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으나, 경찰은 올해 초 관련 의혹이 제기된 후 지금까지 이어 온 약 8개월간의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예정대로 이번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배 씨의 ‘윗선’으로 지목돼 온 김 씨를 지난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바로 다음 날인 24일에는 배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수사를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업무상 배임 방조 혐의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이던 공무원 A 씨 등 2명을 입건했다. 배 씨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김 씨의 개인 음식값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의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배 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뒤 영수증 처리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등 범행을 용이하게 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 등을 상대로 이런 의혹에 관해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A 씨 등 2명 외에 다른 공무원들도 범행에 관여했는지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