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총통 "적시에 강력한 조처,
중공 무인기를 제압하라" 지시 하달

중국 민간용 드론이 지난 16일 대만 진먼섬의 부속도서인 얼단다오 군 기지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대만 군인을 촬영한 사진. 이 사진이 담긴 영상은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 유포됐다. 웨이보 캡처
중국 민간용 드론이 지난 16일 대만 진먼섬의 부속도서인 얼단다오 군 기지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대만 군인을 촬영한 사진. 이 사진이 담긴 영상은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 유포됐다. 웨이보 캡처


대만이 30일(현지시간) 최근 자국 군사시설 등에 자주 출몰했던 중국산 드론에 처음으로 실탄 경고사격을 했다. 이를 비롯해 중국 군용기의 대만해협 중간선 월경이 일상화되고 있는데다 이달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처음으로 미군 함정 2척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국제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무인기 1대가 30일 오후 5시 59분 얼단(二膽) 지구의 해상 통제 구역 상공에 진입해 ‘실탄 방어 사격’을 했고, 무인기는 오후 6시쯤 (중국) 샤먼 방향으로 날아갔다"고 밝혔다. 앞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이날 오후 "적시에 강력한 조처를 취해 중공 무인기를 제압하라"는 지시를 군에 하달한 데 이어진 대응이었다고 CNA는 전했다. 또 로이터 통신은 대만군이 중국 드론을 향해 이 같은 경고 사격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대만군의 이번 경고 사격에 앞서 이날 오후 다단(大膽), 얼단, 스위(獅嶼) 등 진먼(金門)섬 주변 섬에서 민간용 무인기 3대가 대만군에 발견됐다. 대만군이 신호탄 사격을 하자 무인기는 샤먼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후 무인기 1대가 다시 얼단 지구 해상 통제 구역 상공으로 진입하자 대만군이 절차에 따라 1차 경고를 했다. 그럼에도 무인기가 떠나지 않자 대만군은 ‘실탄 방어 사격’을 했고 해당 무인기는 약 1분만에 다시 샤먼 방향으로 날아갔다고 CNA는 전했다.

이번에 경고 사격이 이뤄진 진먼섬은 중국 샤먼시와 3.2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대만 안보에 있어 최전선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대만 본섬과 거리가 멀어 대만 입장에서는 방어가 매우 어렵다. 지난 29일에도 중국 드론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진먼섬 주변 섬을 비행해 대만군이 신호탄을 발사한 일이 있었다.

이번 경고 사격 대응은 최근 대만 최전방 도서에 중국 드론의 출현이 잦아졌지만 군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대만 내 비판 압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대만 진먼방어사령부는 지난 28일 중국 드론이 상공에 진입할 경우 처음에 경고를 통해 이를 몰아내고, 경고를 무시할 경우에는 바로 사격해 격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중국 민간용 드론이 진먼섬의 부속 도서인 얼단의 군 기지에 나타나 보초를 서고 있던 대만 군인 등을 촬영했고, 이 영상은 중국 SNS인 웨이보(微博)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영상 속에서 초병들은 막대기나 돌을 던져 드론을 쫓았을 뿐 사격을 하진 않았는데 이를 두고 중국에선 조롱이, 대만에선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진먼섬의 드론 대응 강화 외에도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국 7함대는 지난 28일 트위터를 통해 챈슬러스빌과 앤티넘 등 미사일 순양함 2척이 국제법에 따라 공해 상의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는 대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7함대는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준다"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같은 날 군용기 23대와 함정 8척을 대만 인근에 배치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군용기 중 7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고 3대는 대만의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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