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선거 패배 책임부터 인정·반성하는 것 필요” “민주당 혁신 약속 지키려면 ‘개딸 팬덤’ 벗어나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월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결과를 두고 이재명 대표의 당선에 대해 “세대 간 치열한 대결도, 정책과 비전 경쟁도 없는 ‘이재명 추대대회’는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대표 선거 출마가 무산된 후 약 1개월여 만에 SNS 상의 공개발언을 통해 이 대표의 당 대표 취임을 비판한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30일 밤 SNS에 올린 글에서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은 37%로 매우 낮았고, 호남의 온라인 투표율은 19%에 불과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우선 이 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된 분들께 축하인사를 드린다”면서도 “이미 지방선거 때부터 당 대표는 이재명 의원이었고, 이번 전당대회는 그저 사실혼을 법률혼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해 감동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보다 아쉬운 건 이재명체제에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세력은 침묵하거나 배제되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는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이기기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변화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에서 시작한다”며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무엇보다 이 대표 본인의 (인천) 계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강행에 있었다는 점을 당원과 국민 앞에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번 글에서 이 대표의 ‘팬덤 지지층’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제기했다. 그는 “이 대표께서는 ‘국민 속에서’ 혁신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이 약속을 지키려면 이른바 개딸 팬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또 “이 대표의 대권 지지율은 20%, 전당대회 지지율은 78% 정도다. 민심과 당심이 무려 4배나 차이가 난다”며 “이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집권은 불가하다. 전당대회도 끝났으니 이제는 팬덤의 좁은 우물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낮은 참여 속에 이 대표가 당선된 점을 저격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솔직히 저는 이 대표께서 득표한 77.77%라는 숫자가 두렵다”며 “이 숫자가 팬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독선과 독주를 예비하는 숫자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숫자를 ‘압도적 지지’로 읽지 않기를 바란다”며 “오히려 권리당원 투표율 37%를 ‘압도적 외면’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이 대표의 당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오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지난 7월 18일 출마 서류접수를 당 선거관리위원회 접수처에 제출했지만 선관위 측은 후보자격 미비 등을 이유로 서류 접수를 거부했다.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6개월 전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피선거권이 있다’는 당헌·당규를 이유로 자격이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서류접수 거부 다음 날 “기성정치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알았다”며 “기득권에 굴종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에서 청년들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도 알았다”고 비판했다. 또 “(출마) 서류 자체를 받지 않음으로써 책임지지 않겠다는 무책임 정치의 생생한 민낯을 보았다”며 “비록 출마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저에게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폭력적 문자폭탄으로 연명하는 팬덤정치가 민주당이 가장 먼저 뿌리 뽑아야 할 공적이라는 것을 알렸다”고 당내 팬덤 지지층에 대해 직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