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가 ‘의혹 핵심’ 배모 씨에게 법인카드 유용을 지시한 정황은 미확인인듯...‘공동정범’으로 송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가운데) 씨가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지난 23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소환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제기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한 수사를 벌여온 경찰이 김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번 사건 송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31일 관련 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업무상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씨와 이번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전직 경기도청 별정직 5급 배모 씨를 각각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김 씨는 이 대표의 경기지사 당선 직후인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측근인 배 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자신의 음식값을 치른 사실을 알고도 용인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는다. 경찰 조사 등에서 배 씨의 법인카드 유용 규모는 총 150여 건, 2000만 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가운데 김 씨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법인카드 유용 액수는 20여 건, 2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법인카드 직접 사용자인 배 씨와 ‘윗선’으로 의심돼 온 김 씨 사이에 범행에 대한 묵시적 모의가 있었다고 보고 김 씨를 이 사건 공모공동정범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김 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 경선 출마 선언 후인 지난해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명 및 자신의 수행기사·변호사 등에게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해 공직선거법을 위반(기부행위 제한)한 혐의도 받는다. 배 씨는 당시 이 의혹 제보자인 A 씨에게 김 씨를 제외한 이들의 식사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이번 송치 대상에 이 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1차 수사에 해당하는 법인카드 유용 등 과정에 이 대표가 관여한 정황이 현재로선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김 씨 측은 이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부터 일관되게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법인카드를 직접 사용한 배 씨도 자신의 ‘과잉 충성’에 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김 씨와 배 씨 관계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배 씨는 이 대표의 변호사 시절부터 성남시장, 경기지사, 대선 후보 시절까지 곁을 지키며 도운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김 씨와 상당 부분 일정을 같이하며 사소한 일도 조율해 온 배 씨가 이 대표 부부에게 흠이 될 수 있는 불법적인 일을 독자적으로 했으리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또 이런 판단에는 김 씨가 법인카드로 소고기나 초밥을 사서 자신의 집으로 가져다주는 등 배 씨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사실을 묵인한 정황 같은 여러 간접 증거가 근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씨가 배 씨에게 법인카드 사적 사용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나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