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위기, 新 기술혁신으로 넘는다 - (11) CJ


경기도 군포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자동운반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s)이 택배 상자를 담은 선반을 옮기고 있다.  CJ그룹 제공
경기도 군포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자동운반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s)이 택배 상자를 담은 선반을 옮기고 있다. CJ그룹 제공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운영
로봇 자동화로 물류효율 55%↑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론칭
채식 만두·김치 등 출시 ‘고삐’



군포 =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지난달 31일 경기도 군포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깔끔한 아파트처럼 생긴 센터 2층으로 들어서자 7130㎡ 규모의 거대한 창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택배 상자를 옮기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작은 우주선 같이 생긴 자동운반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s)이 2.8m 높이의 선반을 들고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반대쪽에서는 또 다른 로봇이 빈 상자를 들고 작업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작업자 앞 화면에는 선반에 어떤 상품이 있는지 나타났고, 작업자는 화면에 맞춰 상품을 꺼내 상자로 옮겼다. 상품을 담자 로봇은 곧장 상자를 들고 다시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다. 로봇들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충돌하거나 헤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조주형 풀필먼트센터장은 “2층인 스마트층에서는 하루 약 1만 개 분량의 택배를 처리할 수 있다”며 “로봇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결과 시간당 작업자 한 명의 작업량은 23.8상자로, 일반 물류센터 대비 효율이 55%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첨단 물류 기술 망라… 사람 대신 로봇이 분주 = CJ대한통운이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첨단 물류 기술을 결집한 곳이다. 작업자들이 지게차를 이용해 택배를 옮기는 기존 물류센터와 달리 이곳에서는 로봇이 가장 분주하다. 작업자가 터치스크린으로 상품을 호출하면, 피킹 AGV가 상품을 가져온다.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작업자가 꺼내 상자에 옮기면, AGV가 상자를 들고 검수 공간으로 알아서 이동한다. 이처럼 AGV가 대부분 작업을 처리하다 보니 작업자는 제자리에서 상품 피킹이나 화면 터치, 바코드 스캔 외에 움직일 일이 거의 없다. 센터는 총 101대의 피킹 AGV와 25대의 이송 AGV를 운용하고 있다.

또 이곳으로 입고되는 모든 상품은 자동으로 체적과 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축적한다. 데이터값에 맞춰 로봇이 가장 적합한 택배 상자를 만들고 자동으로 배정한다. 상품을 상자 안에 담으면 3D 비전 스캐너로 빈 공간을 측정, 로봇 팔이 적정한 양의 친환경 종이로 만든 완충재를 넣는다. 테이핑과 송장 부착 등 다른 작업도 모두 사람 없이 이뤄져 포장 생산성도 기존 센터 대비 30∼40%가량 높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고도의 자동화 기술과 물류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판매자들이 판매와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소비자들의 배송 만족도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이 구축한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VP Stage)’.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해 현실감 넘치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CJ그룹 제공
CJ ENM이 구축한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VP Stage)’.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해 현실감 넘치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CJ그룹 제공
◇문화·쇼핑 미래 라이프스타일 혁신 박차 = CJ대한통운을 필두로 CJ는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인 미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지난 3월 디지털 확장을 가속하기 위해 그룹 산하에 인공지능(AI)센터를 설치했다. AI센터는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AI 인프라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면서 그룹의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물류, 쇼핑, 문화 콘텐츠 등 라이프스타일 산업 변화를 선도해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CJ의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고, 채식 만두와 김치 등 신제품 출시에 고삐를 죄고 있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식물성 소재인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는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한 후에도 고기의 맛과 식감을 유지하며, 여러 제형으로 제품화할 수 있어 다양한 음식 카테고리로 확장이 쉽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사업을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미 인천 제2공장에 연간 1000t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향후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CJ ENM은 영화 ‘기생충’이 국제 무대에서 거둔 성과에 이어 ‘K-콘텐츠’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최근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VP Stage)’를 통해 미래형 영상 콘텐츠 제작에 시동을 걸었다. VP Stage는 벽면 360도와 천장을 모두 대형 LED 스크린으로 꾸민 스튜디오다.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한 상태로 촬영할 수 있어 현실감 넘치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배경 없이 상상에 의지해 연기해야 했던 배우들도 실제처럼 구현된 공간에서 몰입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설치와 철거를 반복해야 하는 세트 제작 비용을 줄여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김상엽 CJ ENM 콘텐츠연구개발센터장은 “VP Stage를 통해 기존보다 진화한 방식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졌다”며 “블록버스터급 영화와 드라마 제작은 물론,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제작 인프라를 통해 웰메이드 지적재산권(IP) 콘텐츠 제작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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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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