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AP뉴시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로테이션 시스템에 돌입한다. 로테이션이란 선수들을 교대 출전시키는 것을 말한다. 올시즌 개막 후 부진에 빠진 손흥민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슬럼프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달 29일부터 주말-주중-주말로 이어지는 강행군에 돌입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 휴식기가 시작하는 11월 14일 전까지 지속한다. 9월 중순 2주가량의 A매치 휴식기가 주어지나, 주축 선수들은 국가대표팀 소집으로 장거리 비행을 다녀와야 한다. 따라서 토트넘은 카타르월드컵 시작 전까지 제대로 쉬지 못하고 혹독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토트넘은 그래서 로테이션 시스템, 선수들을 일정한 순서에 따라 교대 출전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이제 3일에 한 번씩 경기해야 한다. 로테이션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선발과 교체를 병행해야 하기에 선수들이 더 지능적이어야 한다. 이제부터 우리 스쿼드가 완성됐는지, 더 발전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로테이션은 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풀럼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트넘은 오는 8일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프랑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11일 맨체스터시티와 EPL 원정경기를 치른 후 14일엔 스포르팅(포르투갈)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모두 쉽지 않은 상대. 로테이션하지 않으면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나쁜 성적을 남길 수도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혹사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EPL 공동 득점왕(23골)에 오른 지난 시즌엔 모든 대회를 통틀어 45경기를 소화했다. 게다가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국가대표 소집은 손흥민을 더욱 지치게 했다. 그런 상황에서 맞이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은 손흥민의 체력 안배에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손흥민은 올 시즌 EPL 개막 후 5경기 연속 골 침묵 중이데, 최근 부진은 체력 탓이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이반 페리시치의 윙백 배치에 따른 공격 전술 변화, 낮은 수비라인 때문에 더욱 커진 수비 부담, 그리고 EPL 공동 득점왕 이후 엄청난 집중 견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시즌과 같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지만 전술부터 상대의 수비까지 매우 많은 부분이 바뀌었기에 손흥민에겐 휴식보다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여론도 손흥민에겐 부담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 공동 득점왕 이후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손흥민의 침묵은 화제가 될 정도. 게다가 토트넘은 올 시즌을 앞두고 6000만 파운드(약 939억 원)의 거액을 투자, 히샤를리송을 영입했다. 현재까지 히샤를리송은 교체 자원으로 출전했으나 다수 현지 언론은 손흥민 대신 히샤를리송을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한 해결책은 없다. 손흥민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 로테이션 시스템 탓에 출전 기회가 감소, 적응할 시간도 줄겠지만 인내하고 버텨야 한다. 무엇보다 손흥민에겐 콘테 감독이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은 분별할 줄 아는 선수이고 좋은 사람”이라며 “사위를 찾아야 한다면 손흥민을 선택하고 싶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손흥민이 현재 득점하지 못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경기에서 득점 기회가 있기에 이런 식으로 계속해야 하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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