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세계로 편입된 G마켓 새벽배송 도입 등 영역 확장 중 “차별화 전략 잘 세워야 생존”
지난 2000년대 초 인터넷, PC 보급 확대로 급성장한 1세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들이 잇단 인수·합병(M&A) 태풍에 휘말리며 온라인 쇼핑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커머스 기업 ‘큐텐’(Qoo10)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 ‘티몬’ 인수를 최근 마무리했다. 국내에 해외직구몰로 잘 알려진 큐텐은 지난 2010년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씨와 글로벌 기업 이베이가 합작해 만든 회사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는 해외 11개국에 물류센터 등 자체 글로벌 배송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큐텐은 “고객에게 수준 높은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립 PC로 익숙한 ‘다나와’도 지난달 가격비교 서비스 ‘에누리’를 운영하는 ‘코리아센터’와 합병을 결정했다. 양 사는 이번 합병으로 매출액 5000억 원, 거래액 13조 원 규모의 이커머스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 양 사는 각자 운영 중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유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통합 이커머스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M&A를 마무리한 이커머스 기업들은 통합 후 시너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숙박 플랫폼 ‘야놀자’에 인수된 ‘인터파크’는 지난달 최휘영 전 트리플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대표가 창업한 트리플은 빅데이터 기반 항공·호텔 예약 플랫폼으로, 트리플에서 쌓은 정보기술(IT) 분야 역량을 인터파크에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G마켓’도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통합 멤버십을 출시하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처음 도입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의 M&A는 그만큼 온라인 쇼핑시장 변화가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이미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들과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울 것인지가 향후 생존을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1세대 기업들의 M&A를 온라인 쇼핑시장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은 ‘인터넷 쇼핑’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성장 가도를 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자금력이 풍부한 IT·유통 대기업의 쇼핑 분야 진출과 모바일 플랫폼, 전문몰(버티컬커머스)에 밀려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